"3억 깎아드립니다" 수도권 아파트,대놓고 땡처리

2012. 7. 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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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부천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씨(40)는 얼마 전 출근길에 낯선 광경을 목격했다. 출근 때 이용하는 버스 정면에 줄로 고정해 놓은 플래카드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리첸시아중동 최대 3억1000만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에 아파트 분양가 할인금액을 그대로 노출시킨 광고를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버스를 타고 서울 오류동을 지날 때쯤에는 '부개푸르지오 2억4000만원 할인'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고 여의도에 도착할 때쯤에는 '마포 펜트라우스, 잔여세대 최고 2억5000만원 할인' 내용의 휴대폰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이날 출근길 40여분 동안 최씨 눈에 들어온 아파트 분양가 할인 사업장만 3곳이었다.

■분양가 할인, 음지에서 양지로

22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를 할인하는 곳이 늘고 있는 가운데 버스 광고, 길거리 현수막 등 할인 마케팅이 점차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 계약자나 입주민의 반발을 사지 않기 위해 견본주택 내방객 등에게 문자로 홍보하는 등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선에서 마케팅에 주력했던 이전 모습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분양가 할인 마케팅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건설사들이 다급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계약률을 높여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거나 연장할 수 있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분양가를 낮춘 사업장이 계속 늘고 있다. 경기 부천의 '리첸시아중동' '부천약대 아이파크', 용인 기흥구 보정동 '죽전 보정역 한화꿈에그린', 동탄신도시 '동탄 메타폴리스', 파주 아동동 '파주 금촌역 신안실크밸리', 서울 강동구 '고덕아이파크', 마포구 공덕동 '마포 펜트라우스', 성동구 금호동 '금호자이2차',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등 모두 나열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대부분 2007∼2009년 고분양가에 공급된 중대형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대다수다. 선납할인 등을 통해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까지 할인금액도 다양하다.

■건설업계 '내 코가 석자'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앞으로 공개적인 분양가 할인 마케팅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시세 때문에 입주민과 건설사 간 소송이 줄을 잇고 건설사들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업장의 경우 공개적인 분양가 할인 광고에 나서도 부담 될 게 없어서다.

여기에 달라진 분양마케팅 기법도 한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설사와 분양대행사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전단지, 텔레마케팅 등 단계별 마케팅 과정을 차근차근 거치는 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에는 분양실적이 기대를 밑돌면 바로 분양대행사를 갈아치우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는 공사비를 회수해야 자금회전이 되고 시행사는 PF대출 상환을 해야 하는데 경기침체로 시간이 갈수록 금융비용만 늘다 보니 과감한 홍보와 할인을 통해서라도 악성 미분양을 떨어내고 갈 수밖에 없다"며 "특히 PF대출 만기가 다가올수록 이런 분위기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있지만 궁지에 몰린 건설사들은 '내 코가 석자'"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과거에는 건설사 인지도와 브랜드 관리를 위해 미분양 마케팅을 음성적으로 진행했지만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입주민과 소송이 늘면서 이전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선택하고 있다"며 "기존 계약자들이 반발해도 분양계약서 등에 명시된 내용 때문에 계약취소 승소 확률이 낮아 건설사들은 분양가 할인 광고에 과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 실장은 "분양지역의 공급적체 해결 기미가 없거나 자금회전이 다급한 건설사일수록 공개적인 분양가 할인 광고로 손절(손해를 보더라도 매도하는 것)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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