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맹장염' 물로 봤다가는 합병증으로 생고생

박효순 기자 2012. 5. 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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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저선량CT 진단법 해외학술지 발표

흔히 맹장염이라고 하는 '충수염'은 외과 의사가 처음 집도를 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디컬 드라마를 보면 비슷한 장면이 등장한다. 그런 만큼 쉬운 질환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충수염을 가볍게 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한다. 천공(구멍이 뚫림)되지 않았을 경우 5~10%, 천공이 발생했다면 15~65%에서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수염이 시작된 지 24시간 내에 20%, 48시간 내에 70%에서 천공이 일어나므로 응급으로 수술을 하는 것이 기본수칙이다. 터진 것을 계속 방치하면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충수염이란 맹장 끝에 6~9㎝ 길이로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맹장염은 잘못된 명칭이다. 대부분 급성으로 수술이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항생제와 수액 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만성 충수염도 있다. 대개 충수돌기가 막히면서 염증이 시작되며 머리카락이나 돌, 굳은 변 등 소화가 안 되는 이물질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급성은 95% 이상 오른쪽 하복부 부위 등에 복통이 발생한다. 또 식욕부진, 구토, 압통, 발열도 생긴다. 복통은 초기에는 상복부 통증이 모호하게 있다가 점차 우측 하복부로 국한되어 통증이 발생한다. 충수돌기의 위치에 따라 우측 옆구리에 통증이 있을 수도 있으며, 골반 내에 위치하는 경우 이급후증(배변 후에도 변을 보고싶은 증상) 및 치골 위쪽의 모호한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장 폐색, 복막염, 변비,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증상이 상당히 복잡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경호 교수가 충수염 환자의 복부CT를 판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충수염은 특징적인 임상 증상과 이학적 검사(시진, 촉진, 문진 등 진찰)가 진단의 필수 요소이며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복부 CT 등이 추가적으로 시행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는 "다른 질병에서도 충수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감별진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젊은 여성은 자궁 외 임신, 배란통, 골반염과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성 장 간막 림프절염, 장 중첩증, 장 게실염, 궤양 천공, 급성 담낭염 등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충수염은 우측 하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눌렀던 손을 뗄 때 통증이 심해지는(반발통) 현상이 나타난다. 혈액 검사를 해보면 백혈구 수가 증가하는데, 충수돌기에 구멍이 난(천공) 경우 급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경호 교수는 "복부 초음파는 가임 여성이나 소아의 충수염 진단에 적합하며 복부 CT는 충수돌기의 천공 여부, 농양 형성 유무 등을 확진하고,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김규석·이경호 교수팀은 '급성충수염 진단에 일반 CT와 방사선량을 4분의 1로 줄인 저선량 CT를 비교해 본 결과, 저선량 CT로도 충분히 진단이 잘 된다'는 연구결과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충수염은 국내에서 연간 9만여명이 수술하고, 진단을 위해 수술 건수의 2~3배까지 CT를 찍는다. 이 때 방사선 노출의 위험성 논란이 적지 않다.

충수염은 수술에 의한 합병증보다 방치되었을 때의 후유증이 훨씬 심각하다.

신속하고도 적극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대부분은 충수돌기 절제수술을 시행한다. 항생제를 투여하며, 수술 후 수일간 금식하게 된다. 하지만 염증이 농양(고름)을 만들었을 경우 바로 수술을 하지 않는다. 우선 외부에서 배액관(튜브)을 삽입해 고름을 배출(배농)하고, 항생제를 써서 염증을 가라앉힌 뒤 6~12일 후에 수술이 이뤄진다.

합병증으로는 수술상처 감염이 가장 흔하다. 또 충수돌기의 염증이 심하거나 농양을 형성했던 경우 골반 안이나 횡경막 아래 등에 농양이 발생할 수 있다. 충수돌기를 잘라낸 단면이 새거나 장벽이 약해져서 장-피부 샛길(누공)을 초래하기도 한다. 수술 후 모든 복부 수술과 마찬가지로 장 폐색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폐색은 수술 직후부터 수술 후 수년 후까지도 올 수 있다.

<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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