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비리의혹' 최시중 前방통위원장 구속
【서울=뉴시스】신정원 조현아 기자 =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는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구속됐다.
이로써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된 피의자는 3명으로 늘었다.
이날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금품공여자의 일관된 진술 등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고향 후배이자 건설업체 사장인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시행사인 이정배(55) 파이시티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로비 청탁과 함께 7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007년 5월~2008년 5월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로비 명목으로 건넨 11억5000여만원 중 일부를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로부터 요청을 받은 뒤 권재진(59) 법무부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권혁세(56) 금융감독원장에게 청탁 전화를 넣은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이씨의 개인수첩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정권실세에 대한 로비가 있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25일 최 전 위원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하고 14시간 넘게 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뒤 다음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초 '2007년 대선 여론조사 등에 썼다'는 최 전 위원장의 최초 진술을 토대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영장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또 2007~2008년 이 전 대표로부터 11억5000여만원을 받아 최 전 위원장 등에 전달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브로커 이씨를 , 최 전 위원장을 협박해 이씨로부터 90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이씨의 운전기사를 지낸 최모(44)씨를 지난 21일 각각 구속했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법원에 출두하며 '대가성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구무언이다. 모든 것을 판사 앞에서 다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4일로 예정된 심장혈관 수술과 관련해 "급히 예약한 것이 아니고 며칠 전 예약한 것"이라며 구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근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괴롭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또 다른 로비 청탁 의혹을 사고 있는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내달 2일 오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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