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옆구리 통증 십중팔구 '담도산통'

2012. 4. 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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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급체 증상으로 고통을 겪던 김모(46·여)씨는 최근 집 근처 내과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혹시 위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명치 부위가 30분 정도 쿡쿡 쑤시다가 멀쩡해지는 증상이 되풀이됐다. 특히 고기를 먹은 이튿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오른쪽 옆구리가 몹시 결려 잠에서 깨곤 했다. 결국 김씨는 한 대학병원을 찾아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고서야 담낭(쓸개)에 생긴 염증 때문에 나타나는 '담도산통' 증상임을 알게 됐다.

과식을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다음 속이 불편하고 아랫배가 아프다면 '체했다' 생각하고 소화제를 찾거나 위가 문제라며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십상이다. 그 증상들이 담도계의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가 아픈 증상, 특히 오른쪽 옆구리 쪽에 통증이 있을 때 여러 소화기관 중 담도계의 이상을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상수 교수는 9일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 쪽 복통이 나타나 오른쪽 날개뼈 아래와 어깨까지 퍼지는 증상이 1∼4시간 지속되다가 서서히 사라지면 십중팔구 급성 담낭염에 의한 담도산통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오른쪽 윗배 통증이 어깨까지 퍼진다?=담도산통은 급성 담낭염 환자의 약 75%가 겪는 증상이다. 통증은 보통 1∼4시간 동안 지속되다가 서서히 없어지기를 되풀이한다. 명치나 오른쪽 윗배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고, 답답한 중압감이 오른쪽 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으로 번지는 것이 특징이다.

담낭에 염증이 생기면 '머피 사인(Murphy's sign)'도 나타난다. 이는 오른쪽 윗배의 갈비뼈 아래 경계부위를 가볍게 누른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키면 오른쪽 윗배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현상이다.

담낭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이다. 담낭염의 90% 이상이 담석에 의해 발생한다. 담석이 담낭으로 연결되는 담관의 입구를 막으면 담낭벽에 염증이 시작되고, 2차적으로 장내 세균이 흘러들어 염증 반응을 촉진시키는 구조다. 원인이 되는 세균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대장균이고, 그 외에 포도상구균, 연쇄구균, 폐렴간균 등이 있다.

◇초기엔 담즙 배출, 심하면 쓸개 제거=치료는 염증을 해소하는 소염진통제 위주의 약물요법과 아예 쓸개를 제거하는 담낭절제술로 한다. 약물 치료를 먼저 해보고 반응이 없을 때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단, 환자 사정으로 수술이 어려울 때는 오른쪽 옆구리 피부에 구멍을 뚫거나 초음파 내시경을 이용해 쓸개와 위장 쪽으로 접근, 가는 관을 연결해주는 방법으로 담즙을 몸 밖 또는 장내로 배출시키는 '담도 배액술'로 치료한다.

이 교수는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초기에 소화효소 부족으로 가벼운 소화 장애나 거북함, 설사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게 돼 별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담낭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가스를 잘 형성하는 식품도 가급적 안 먹는 것이 좋다. 담낭염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음식은 튀김, 전, 소스, 갈비, 삼겹살, 땅콩, 잣, 호두 등이다. 콩, 양배추, 무, 김치, 옥수수, 참외, 사과 등의 섭취도 장내에 가스를 형성하기 쉬우므로 삼가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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