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수술 한국인은 80만원, 중국인엔 250만원 받더라

김충령 기자 2012. 2. 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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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강국의 '성형 바가지' 中관광객과 병원 가봤더니 한국인보다 2~3배 더 비싸, 중국내서도 최근 불만 일어

"한국에서는 성형수술비가 환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어요. 한국인이 제일 싸고 다음이 중국인 유학생, 그리고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비싸다고요."

지난 9일, 중국인 관광객 왕모(25)씨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왕씨가 눈과 코 성형 상담을 하는데 같은 관광객인 양 동행한 것이다. 상담 직원은 "코를 높이고 쌍꺼풀을 만들고 싶다"는 왕씨에게 수술비로 700만원을 제시했다. 같은 날,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25)씨도 이 병원을 찾았다. 이씨는 왕씨와 동일하게 코와 쌍꺼풀 수술을 문의했고, 비용은 왕씨의 절반도 안 되는 310만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최근 '성형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늘면서 이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일부 의원의 성형수술 바가지요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형외과에서 통역 일을 하는 조선족 장모(23)씨는 "중국인들 성형수술비를 한국인의 두세 배는 받는다"며 "병원마다 다르지만 쌍꺼풀 수술의 경우 한국인은 80만~120만원, 중국인은 250만원 정도"라고 했다.

9일 성형 상담을 한 왕씨와 이씨는 같은 진단을 받았다. 실리콘으로 콧대를 높이고 귀 연골을 코끝에 이식하는 일명 '기본 코'수술과 '퀵 쌍꺼풀'이라 불리는 보편적인 눈 수술이다. 그러나 이 둘의 상담 내용은 달랐다. 병원 측은 왕씨에게 "코는 400만원이고 눈은 300만원"이라고 안내했다. 왕씨가 "너무 비싸다"고 하자 상담 직원은 "일단 수술 여부를 먼저 결정하고 얘기하자"고 답했다. 반면 이씨에겐 "코는 280만원, 눈은 100만원인데 소개를 받고 방문했으니 각각 230만원, 80만원으로 할인해 준다"고 했다.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장모(27)씨 역시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 성형에 660만원"이라고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취재진이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7곳에 문의한 결과 동일한 코 성형 비용은 240만~340만원가량이었다. 한국인들에게는 '친구 추천'이나 현금결제 같은 할인방법을 알려줬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이런 설명도 없었다.

이 같은 성형 업계의 '바가지요금'은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악화시켜 결국 '부메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인 유학생 차모(23)씨는 "한국에서 200만원으로 쌍꺼풀 수술을 했는데, 한국인은 보통 80만원에 한다고 나중에 들었다"며 "중국인을 얕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www.baidu.com)에는 한국 성형수술비와 관련해 "한국에서 비싸게 하느니 중국에서 하는 게 낫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방영된 중화권의 한 인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중국 배우가 "한국 성형외과에 갈 땐 한국인 친구랑 같이 가야 싸게 할 수 있다"며 바가지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 한화준 중국팀장은 "바가지요금으로 단기적인 매출은 오르겠지만 의료관광사업의 전체적인 흐름에는 역행하는 것"이라며 "한류 덕에 찾아온 기회가 자칫 '반(反)한류'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형업계의 이 같은 '이중가격'을 제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의료팀 윤미경 과장은 "병원 측에서 '외국인 환자의 위험부담' 등을 이유로 수술비를 높게 받는다면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며 "외국인 환자의 의료 관련 민원은 올 4월에 생길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형업계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성형관광협회 김영진 회장은 "중국인 환자가 증가하면서 병원들이 통역 직원을 채용하거나 소개 업체들에 수수료를 주는 등 추가적인 비용이 생기므로 내국인보다 높은 수술비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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