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고리' 안병용 구속

조미덥 기자 2012. 1.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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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 우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구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원협의회 위원장(54)이 검찰에 구속됐다. 돈봉투 살포의 중간고리로 의심받는 안 위원장이 구속됨에 따라 '표 매수' 행위를 지시한 윗선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숙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16일 안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안 위원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여의도에 있는 박희태 당대표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한나라당 소속 은평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정당법상 당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은평구의원들로부터 "안 위원장이 현금 2000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안 위원장은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구속된 첫 사례다. 검찰은 안 위원장을 상대로 돈봉투를 살포하도록 지시한 윗선과 자금의 출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고 의원에게 300만원을 건넸다 돌려받은 것으로 지목된 박희태 후보 비서관 고모씨(41)도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안 위원장과 고씨의 배후를 캐는 '투 트랙'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재무 업무를 맡은 조정만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51)이 조직적인 돈봉투 살포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안 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2008년 전당대회 관련 문서를 파기한 사실도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구의원 몇 명을 불러 전국위원장들 성향분석표를 보며 회의를 한 자료"라며 "친이계가 괜한 오해를 받게 하지 않으려고 파쇄했다"고 해명했다.

<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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