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38평이 서민용?..공공임대 맞나
입주예정자들 "32ㆍ38평 입주는 그림의 떡"
개발공사 "대형화추세..주변보다 30% 저렴"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전북도 공기업인 전북개발공사가 시행한 익산시 배산 에코르 공공임대아파트의 높은 분양가와 넓은 평형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공공임대아파트는 10년간 임대해 살고 이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전북개발공사는 전용면적 84㎡(32평형) 474세대와 101㎡형(38평형) 202세대 등 총 676가구에 대해 28일 입주자 모집공고와 동시에 현장에서 본보기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다.
32평형은 보증금은 7천542만 원에 월 임대료가 28만 5천 원이고 38평형은 보증금 1억 3천897만 원에 월 임대료 36만 5천 원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분양 발표가 나자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고가분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아파트의 기본취지와는 달리 보증금 이자와 월임대료, 관리비 등을 합치면 월 1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아파트'라는 주장이다.
익신시민연대는 "다른 건설업체가 지은 10년짜리 공공임대아파트를 조사해보니 같은 크기인 32평은 보증금 2천857만원, 월 임대료는 14만260원"이라며 "이와 비교해보면 배산 에코르는 2배를 훨씬 뛰어넘는다"며 보증금과 임대료의 인하를 주장했다.
평수도 서민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부송동과 어양동을 중심으로 10평대의 서민용 공공임대아파트가 있지만 수십 년 전 지어져 매우 낡은 데다 최근 인구 유입으로 공급마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발공사가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아파트 공급'이라는 취지와 달리 10∼20평형대를 외면한 채 30평형대를 건설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 A씨는 "상이용사여서 정부에서 맞는 지원금으로 현재 13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 돈으로 에코로 공공임대 입주는 턱도 없다"면서 "공기업인 개발공사가 적자에 허덕이더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민을 장사로 아파트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 배승철 위원장도 "공공임대아파트에 입주하는 대부분은 경제적 약자인 서민층"이라며 "입주 포기가 속출하는 만큼 보증금과 임대료가 공공임대의 취지에 맞는지 따져 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정치권으로 번지자 전북개발공사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전북개발공사는 "국토해양부 기준에 따라 산정한 임대료"라고 해명하며 "정부 기준대로 임대가격을 산정하면 임대수익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입주자의 부담을 고려해 원가 수준(주변 아파트 전세금의 60~70%)으로 임대조건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공사는 "시민단체가 주장한 사례는 10년 전 상황이어서 지금과 맞지 않다. 지금은 공공 임대도 평수가 넓어지는 추세"라면서 "아파트가 준공되는 내년 5월께 건설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은 "정말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아파트라면 24평 이하의 소규모 아파트를 건설해야 했어야 맞다. 38평 아파트는 '그림의 떡'"이라며 "과연 월 100만 원대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에 입주할 서민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반발해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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