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느끼며 한계단 한계단.. 추억을 오른다
서울 곳곳에는 다양한 사연이 담긴 계단들이 숨어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계단, 마을 역사를 담고 있는 계단, 산책로로 사랑받는 계단 등등…. 요즘 계단은 단순히 높은 곳을 오르는 길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명소가 되고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요즘, 서울 구석구석을 살피며 오르는 계단도 좋은 나들이 코스가 된다. ◆마을 명물, 옛 모습 그대로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후암동 종점에서 내리면 후암동 명물 '108계단'을 만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는 이 계단은 중간쯤 벤치를 설치해 오르는 사람들이 쉬었다 갈 수 있게 했다. 특히 계단 가운데에 설치된 가로등은 가을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계단 인근에서는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 마을을 구경할 수 있다.
벽화마을로 잘 알려진 종로구 이화동에서는 '꽃계단'을 만날 수 있다. 이 계단은 경사가 가파르고 91계단이나 돼 오르기 힘들지만 계단 바닥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꽃그림이 발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서울 중구 명동 소파길을 따라 하얏트호텔 쪽으로 향하다 보면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옆에 남산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이 놓여 있다. 이 계단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유명해져 지금은 '삼순이 계단'으로 불린다. 드라마 방영 직후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다가 최근에는 드라마가 일본, 대만 등에 방영되면서 아시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북촌 8경으로 꼽히는 종로구 삼청동 돌계단도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돌계단은 특별히 아름답거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큰 암반 하나를 깎아서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계단 맨 아래에서 위쪽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운치 있는 돌담길을 담을 수 있어 북촌의 '포토스팟'(사진촬영 명소)으로 지정돼 있다.
◆걷는 재미, 보는 재미
용산구 한남동 계단과 마포구 하늘공원 계단은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을 오르는 재미와 함께 주변 경치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남산 쪽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한남동 계단은 지난해 폭우로 무너졌다가 새로 지어졌다. 나무로 된 계단은 남산 소월길로 연결돼 오르는 내내 서울 도심을 굽어볼 수 있다.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하늘공원에는 목재로 된 계단이 지그재그로 놓여 있다. 하늘공원 계단은 총 291계단으로 이뤄져 있으며, 하나하나마다 숫자가 붙여져 있다. 계단을 오르다 뒤편을 바라보면 여의도와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계단 정상은 하늘공원 억새밭과 이어져 있어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15살’ 오유진 지독하게 괴롭힌 60대 男, 결국 집행유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