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월급 70만원 중 5만~10만원씩 기부해오다가.. 어느 중국집 배달원의 쓸쓸한 죽음

김은정 기자 2011. 9. 2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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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일하다 교통사고.. 연고자 없어 홀로 숨 거둬

지난 23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던 한 중국집 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서울 강남구의 한 교차로에서 김우수(54)씨가 몰던 오토바이가 유턴을 하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아반떼 승용차와 충돌했다. 119구조대는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처음부터 살아날 가망은 없었다. 사고 이틀 뒤인 25일 오후 11시쯤 아무런 연고가 없던 김씨는 병실에서 홀로 숨을 거뒀다.

26일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강남의 한 고시원 쪽방에 살면서 중국집 배달부로 일했던 김씨는 빠듯한 생활비를 쪼개 형편이 더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해 왔다. 월급이 70만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6년부터 매달 5만∼10만원씩 5년째 어린이재단을 통해 소년 가장 등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도와왔다. 재단 앞으로 보험금 4000만원의 종신보험을 들었다. 보험금도 아이들을 위해서 쓰라는 뜻이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일곱 살 때 고아원에 버려져 세상을 미워했던 김씨가 홧김에 저지른 방화 사건으로 교도소에 갔다가 출소 직전 어린이재단을 알게돼 줄곧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도 비쳤지만 무연고자인 탓에 가족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가 손상돼 기증하지 못했다.

재단 관계자는 "김씨가 최근 형편이 어려워져 매월 내는 후원금을 3만원으로 줄였지만 꼬박꼬박 내왔다"며 "가족이 없어 빈소도 못 차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타깝다"고 했다. 어린이재단이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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