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쇼 조종사 '살신성인'.. 관중석 한복판 떨어지다 급선회 피해줄여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서 발생한 에어쇼 추락 사고에서 조종사의 살신성인이 희생자를 줄인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내셔널 챔피언십 에어 레이스' 무제한급 예선에 참가한 P-51 머스탱 전투기가 관중석에 추락해 조종사 포함 9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쳤다. 머스탱은 2차 세계대전 때 투입됐던 구형 전투기로 지금은 민간용으로 많이 쓰인다. 조종사 지미 리워드(74)는 1975년부터 리노 에어쇼에 참가했고 여러 영화에서 스턴트 조종사로 활약한 베테랑이었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조종사의 희생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여러 목격자들에 따르면 조종사는 관중석에 충돌하지 않으려고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조종간을 잡았다. 에어쇼에 참가했던 벤 시셀은 "전투기가 관중석 100피트(약 30m) 앞에 추락했다"면서 "그가 추락 직전 관중들을 보고 비행기를 급상승시켜 200∼300명을 살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킴 폰다는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행기가 갑자기 꺾여 좌석에서 25피트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면서 "그는 영웅이라는 걸 가족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어쇼를 주최한 리노에어레이싱협회 마이크 호튼 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전투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사를 맡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 마크 로즈킨드 위원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는 6∼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날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스버그에서 열린 에어쇼에서도 구형인 T-28 기종의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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