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구글 때문에..

2011. 8.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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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 달러, 한화로 약 13조 5,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래리 페이지 CEO는 "많은 하드웨어 파트너들은 안드로이드의 성공에 기여하고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다른 기업과의 경쟁과 위협으로부터 안드로이드를 보호할 수 있게 구글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글의 행동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크게 2가지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 생태계, 그러니까 운영체제 플랫폼에서부터 하드웨어 제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다른 하나는 특허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모빌리티의 전신인 모토로라는 지난 1928년 창업 이후 오랜 시간동안 통신분야 특허를 쌓아왔다. 실제로 모토로라모빌리티의 통신분야 특허 수는 1만 7,000여개에 달하며 3G는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망이라 불리는 4G LTE 관련 특허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차세대 구글 레퍼런스폰은 '모토로라'언론은 물론 시장분석기관마다 내다보는 시각 차이가 적지 않다. 당장 구글이 하드웨어 사업을 펼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탄탄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구글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언론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플랫폼 진영이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HTC, LG전자 등 그 동안 협력해온 파트너와 좋던 싫던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고 하드웨어 제조업이 구글의 사업 모델과 연관짓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이런 부분을 의식해서인지 구글 래리 페이지 CEO는 인수 사실을 알리면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HTC, LG전자, 소니에릭슨 담당 임원의 코멘트를 넣기까지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파트너 업체 임원의 코멘트가 글자 몇 개를 빼면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모두 같은 마음일까?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파트너, 생태계를 방어하는데 깊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오늘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소식을 전한 삼성전자, LG전자, HTC, 소니에릭슨 임원들.

예외 없이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파트너, 생태계를 방어하는데 깊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오늘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문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국내 업체들의 행보는 어떻게 달라질까? 일단 업계에서는 차세대 구글 레퍼런스 스마트폰이 모토로라를 통해 선보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얼마전 미국 팹리스 반도체 업체인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자사의 OMAP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하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모토로라모빌리티는 TI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폭넓게 쓰는 스마트폰 제조 업체 가운데 하나다.

■ 단기적으론 큰 영향 없겠지만… "미래 먹거리 근심"표면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 당연히 공식적인 입장은 앞서 래리 페이지 CEO가 인용한 것이 전부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S'를 도입한 이후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레퍼런스폰까지 내심 노렸던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지중지 키워온 자체 플랫폼 '바다OS'에 대한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리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다OS는 가트너가 발표한 '2011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2분기 시장점유율 1.9%를 기록해 1.6%에 그친 윈도 모바일을 추월했다.

윈도 모바일이 윈도폰7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실상 방치한 플랫폼이라지만 iOS, 안드로이드 등장 이전에 노키아 심비안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차세대 안드로이드폰에 TI가 쓰인다는 것에서부터 이번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를 알아챘어야 했다. 5개월 전부터 구글과 모토로라모빌리티 임원 및 주주 사이에서의 논의 과정이 있었다고.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업계 전문가는 "바다OS는 힘이 부족한 상태다. 윈도폰7은 지난 분기에 바다폰보다도 안 팔렸으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단순히 안드로이드 호환폰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구글에 대한 견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다. LG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를 내장한 제품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6.08% 오른 75만원을 기록했지만 LG전자는 주식을 꾸준히 사고 파는 혼조 속에서 0.31% 오른 6만 5,000원을 나타냈다. 같은 이슈에 두 회사의 주식이 시장에서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구글 파트너 가운데서도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당분간 자체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윈도폰7이 잘 팔리면 좋겠지만 바다폰보다도 못한 상황이라 안드로이드 종속적인 상황에서 당장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바다OS를 갖춰놓고 구글 파트너사 가운데서도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큰 입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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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환 기자(shulee@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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