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신경쇠약 직전..치료는 꺼려"<NYT>

이상원 2011. 7. 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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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한국인들은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이지만 사회 분위기 때문에 치료는 기피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7일(현지시각) 월드 섹션의 아시아ㆍ태평양 코너에서 "한국인들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불안 등으로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처럼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한국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고 학생들은 질식할 정도의 학업 부담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살률은 세계 최고라고 전했다. 거친 직장 문화는 퇴근 후 필름이 끊길 정도의 술자리를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살과 관련, 매일 30명 이상이 자살하고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기업가의 자살은 흔하며 유명 대학 교수와 학생 4명, TV 야구 아나운서, 2명의 프로축구 선수, 대학 총장, 전직 유명 가수 등 최근에 발생한 자살 사건을 소개했다.

NYT는 그러나 스마트폰, 인터넷, 미용 성형수술 등 서구의 기술을 수용한 한국인들이 늘어나는 근심과 억압, 스트레스에 대한 심리치료는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런 경향이 문화적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광주의 조선대학교 김형수 교수는 NYT에 "감정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한국에서) 금기시된다"며 "정신과에 가면 평생 (정신병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에는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많은 정신과 환자들이 의료보험에 정신과 치료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현금을 내고 치료를 받는다고 NYT는 소개했다.

또 개업 정신과 의사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들이 상담을 통한 정신과 치료에 고액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놀라고 상담보다는 약물을 통한 치료를 기대한다고 NYT는 전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오경자 교수는 "한국인들이 서양의 정신과 치료를 차츰 편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교육 수준이 높거나 서구식 방법에 익숙한 사람들만 그렇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의 정신적 문제가 불교와 유교 등 전통적 가치를 거부하려는 경향과 급격한 경제성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정신과 의사 박진성 씨는 "사회가 물질주의로 향하면서 타인과의 비교가 시작됐고 지금은 어린아이 때부터 경쟁해야 한다"면서 "한국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한국인들이 치료는 꺼리고 있지만, 종교 생활, 무당 등 무속인과의 상담, 골프ㆍ등산ㆍ여행 등 야외 활동, 룸살롱, 인터넷 등을 통해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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