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마지막까지 떨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모인 전 세계 취재진은 100명을 훌쩍 넘는다. 각 국 취재진은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인 한국 평창,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의 유치위원회 표정을 앞다퉈 보도한다. 기자들에게는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당연히 없지만 '유권자'인 96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은 매 순간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을 놓치지 않는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의 경우 더욱 그렇다.
평창 유치위는 지난 5일(한국시간) 더반의 코스트랜드 온더리지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반으로 건너온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조양호 유치위원장, 홍보대사 김연아 등 8명의 유치위 핵심 멤버가 나섰다.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외신 기자들에 의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긴장되는 자리임에 틀림없었지만 유치위 멤버들은 시종일관 여유 있는 자세로 기자들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달달 외울 만큼 반복, 또 반복한 프레젠테이션 훈련에 힘입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어느 순간 달변이 돼 있었던 것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얘기가 나오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평창이어야 하는 이유'가 술술 나왔다.
예상 밖의 날 선 질문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평창이 삼성에 너무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조 위원장은 "한국민 92%가 평창을 지지하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다 지원한다"고 답했다.
대망의 IOC 총회 전 득표 활동을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날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빙속 삼총사'와 김연아 등 '밴쿠버동계올림픽의 영웅들'은 더반 아이스링크에서 남아공 동계 스포츠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깜짝 레슨'을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피겨 유망주들은 '피겨퀸' 김연아를 직접 보고는 깜짝 놀라며 포옹을 요청하기도 했다. 157명으로 구성된 강원도민 서포터스도 이날 1차로 더반에 도착한 데 이어 6일에는 259명이 합류해 개최지 발표를 함께 지켜봤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6일 평창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 "한국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평창을 잇는 고속철을 만드는 데 3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고속철 공사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불과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밖에 AP통신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치에서 볼 수 있듯 IOC의 최근 성향은 새로운 지역과 도전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아시아의 경우 유일하게 일본이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을 뿐이다. 평창의 개최는 동계 스포츠의 외연 확대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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