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바닷길-7월의 7번국도

민기홍 기자 2011. 7. 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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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드라이빙 로드]

직장인들에게 7월은 지독한 여행앓이의 계절이다. 휴가철이기도 하지만 도시 전체가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때라 한시라도 빨리 도시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덩덜아 달력을 쳐다보는 시간도 많아진다. 평소 여행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도 이맘 때면 여행지 검색에 바빠진다.

산과 바다, 계곡 어디라도 좋다.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 호사다. 그러나 막상 여행지 선택을 놓고는 고민이다. 여행 마니아라도 휴가라는 특별함 때문에 갈등이다. 그렇다고 맘 먹고 떠나는 여행인데 가까운 곳으로 가기에는 왠지 싱거운 듯 하고, 해외로 가려니 여비가 만만치 않다.

사람들은 가끔 색다른 감동과 재미에 빠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좀 피곤하고 돈이 들더라도 괜찮은 여행코스가 있다면 흔쾌히 떠날 각오가 돼 있다. 또 섬여행이 아닐 바에야 차를 가지고 떠나는 것이 당연시 된 요즘, 이왕이면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가 곁들여진 여행지면 금상첨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맞춤의 여행코스가 있다. 이름하여 대한민국 드라이브코스 1번지 '7번국도'다.

동해바다 해돋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다

7번국도는 동해안 최북단 거진에서 부산까지 남북으로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도로로, 길이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매력으로 가득한 길이다.

7번국도의 낭만을 즐기기 위한 첫번째 이벤트는 동해안 일출이다. 서울에서 느지막히 출발해 쉬엄쉬엄 달리면 태백산맥 마루금에서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한 뒤 동해바다를 만나게 된다. 속초에 도착해 속초중앙시장 인근 생선구이집에서 저녁을 먹고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20분가량 달리면 양양에 닿는다. 양양 바닷가에는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오토캠핑장(오산 바다캠프장 www.badacamp.com)이 있어 미리 예약하면 바닷가에서 야영을 즐길 수 있다. 소나무숲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휴가 첫 밤을 보낸 뒤 동트기 전 바닷가에서 모닝커피 한잔 마시며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 중 하나가 된다.

7번국도는 가는 곳마다 해수욕장과 연결된다. 고성의 청간정·화진포해수욕장부터 남쪽으로 송지호, 하조대, 경포대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해수욕장이 늘어서 있다. 또 동명항, 대포항, 물치항으로 이어지는 항구도 볼거리다. 항구에는 신선한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보너스가 기다린다.

길은 바닷가의 절경을 스쳐가며 이어진다.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만나는 작은 어촌 마을은 소박한 운치를 더해준다. 아무데나 차를 세워도 그 곳이 피서지가 된다. 왼쪽으로는 끝간데 없는 동해바다, 오른쪽으로는 설악산을 시작으로 오대산 두타산 등 백두대간의 장쾌한 마루금이 차창에 새겨진 듯 시원하게 펼쳐진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태백산맥을 따라 남쪽으로 뻗은 길을 달리며 보는 시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는 산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잠시 7번국도를 벗어나면 태백산맥의 속살로 곧바로 이어진다. 바다와는 또다른 매력을 품은 계곡과 숲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주문진과 강릉 사이를 달리다 6번국도로 잠시 들어가면 만나는 소금강 계곡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시원한 계류가 뼛속까지 청명함을 전해 준다.

양반의 삶을 엿보고 동해의 푸르름에 물들다

속초에서 양양을 거쳐 1시간 남짓 달리면 강릉이다. 강릉에 도착하면 먼저 선교장에 들러보자. 조선시대 99칸 양반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선교장은 입구 연못가에서 귀한 자태를 뽐내는 누각 활래정과 뒷산의 소나무가 방문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특히 활래정은 난간에 서면 경포호가 한눈에 내다 보이는 빼어난 건축미로 조선시대 양반의 호사가 어땠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선교장을 나와 경포대와 경포호수를 한바퀴 돈 뒤 초당마을에 들러 순두부로 점심을 먹는다. 매일 새벽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들어낸 두부는 타지방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지녔다. 초당동엔 허난설헌 생가도 있어 잠시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시인을 만나는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다시 길을 나서 정동진으로 향한다. 정동진은 드라마 < 모래시계 > 로 유명세를 탄 곳이라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지만, 드라이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안인진을 거쳐 정동진에 이르는 해안길은 놓쳐서는 안 되는 예쁜 길로 꼽힌다. 안인진을 지나면 동해의 그림 같은 해변에 자리한 사찰 등명락가사다.

강릉시 강동면 정동리 해안선을 따라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등명락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도량이다. 등명락가사에는 두가지 값진 보물이 있다. 오층석탑과 탄산약수로 유명한 등명약수다. 특히 등명약수는 피부병, 위장병, 부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탄산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시원함을 더해 운전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기분이다. 다시 7번국도를 올라타고 옥계 망상을 지나 삼척을 향해 달린다.

삼척에서는 수려한 기암괴석이 운치를 더하는 추암을 만나게 된다. 해안절벽과 촛대바위, 칼바위 등을 보며 작은 오솔길을 따라 해암정으로 오르면 상큼한 바닷바람이 여름 더위를 상큼하게 날려버린다. 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조용한 편이어서 가족단위로 여행하기에 좋다. 죽서루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바위 위에 사방이 툭 트인 누마루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오십천 풍광이 압권이다. 내륙으로 가면 무릉계곡, 청옥산이 있다.

소나무 숲에서 잠시 길을 잃었으면 좋겠다

삼척을 뒤로하고 울진을 향해 달리다보면 부구가 나온다. 부구에서 384번 지방도를 타고 오른쪽으로 20여분 달리면 덕구온천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천수를 저장하지 않고 지하에서 솟는 온천수를 직접 공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울진에서는 금강소나무숲길을 빼놓을 수 없다. 옛날 보부상들이 넘던 길을 복원해 생명의 숲으로 만든 보물같은 숲길이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까다로운 절차 만큼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숲길이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마을에서 민박을 하면 새벽 폐부 깊숙히 송진냄새를 들이킬 수 있는 귀한 체험을 하게 된다. 숲길 트레킹과 함께 숙박과 식사도 예약( www.uljintrail.or.kr)이 필요함을 잊지 말자.

울진을 지나치면 영주에서 출발한 36번 국도와 만난다. 영화 < 가을로 > 에서 주인공이 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담는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면 불영사와 불영사계곡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불영사계곡 주변도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다시 바닷길을 달려 평해 대진을 뒤로 하고 영덕으로 간다. 영덕은 대게 집산지다. 요즘은 대게 대신 홍게가 지천이지만 대게 못지않은 맛을 지녀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워주기에 충분하다. 떡 벌어진 '게밥상'은 더위에 지친 입맛에 기운을 북돋워준다.

영덕에는 병곡에서 남정에 이르는 53km의 해안선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해안도로가 있다. 특히 강구에서 축산까지 이어지는 918번 지방도는 멋진 해안선과 바다, 숲이 조화를 이룬 도로로 꼭 한번 달려볼 것을 추천한다. 강축해안도로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영덕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빼어난 풍치를 자랑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보면 바다를 향해 차를 모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해안도로 곳곳에 야생화로 조성된 소공원이 있어 잠시 쉬어 가기도 좋다. 바다 감상과 사색에도 제격이다.

영덕에서 느긋하게 맛여행을 즐긴 뒤 새벽 일출을 보고 싶다면 영덕을 대표하는 해맞이공원을 가볼 것을 권한다. 동해안의 대표적 일출 포인트 중 하나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등대, 소나무 군락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공원 옆에는 풍력발전소도 있다.

우리 땅의 소중함과 건강함을 마음에 새기다

7번국도 드라이브 여행은 속초에서 시작해 동해바다를 따라 영덕까지 내려가는 구간을 백미로 친다. 시간과 체력이 넉넉한 사람이라면 영덕에서는 포항을 거쳐 부산까지 달리는 것도 좋다. 그러나 대부분 영덕에서 34번국도를 통해 안동을 거쳐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온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고 즐기는 일이라고 했다. 휴가도 마찬가지다. 호젓하고 깔끔한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치밀한 계획을 짜 남보다 한발 앞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출발 전 손품을 팔아 들러야 할 곳을 미리 정하고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바닷가 고급호텔에 여장을 풀고 '休'를 새기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 이 땅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새기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떠나는 휴가라면 해변가 텐트에서의 하룻밤과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숲길 트레킹 등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본격적인 여름더위가 시작되기 전 7번 국도를 따라 우리 땅의 건강함을 새기는 여행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 여행수첩 >

*출발 전 자동차 정비는 필수다. 특히 냉각수 보충과 타이어 상태 확인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에서 출발해 양평, 홍천을 거쳐 미시령을 넘거나 미시령터널을 지나면 7번국도의 허리춤에 해당하는 속초다. 또는 한계령을 넘거나 홍천에서 빠져나와 운두령과 구룡령을 지나 양양을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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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민기홍기자 khmin9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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