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화이트칼라 1만 명 시대 (下) 한국 취업 꿈꾸는 외국인 유학생들

권희진.김도훈 2011. 6. 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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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권희진.김도훈]

서울대의 외국인 유학생 취업 스터디 모임의 회원들이 한 카페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미국인 데이빈 슈밋, 이은아, 미국인 스콧 웰든, 몽골인 투나말, 린다 주씨. [김도훈 기자]

이 자리엔 이씨와 투나말뿐 아니라 몽골 출신의 바톡토흐(21·경영학과 3년), 미국인인 스콧 웰든(27·경영학과 2년)과 데이빈 슈밋(26·경영학과 2년), 뉴질랜드 교포 린다 주(22·여·경제학과 4년) 등 6명의 서울대생이 모여 있었다.

서울대의 외국인 유학생 취업 스터디모임이다. 이은아씨의 경우 국적은 한국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준외국인'이어서 모임에 끼게 됐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취업 정보를 나눈다. 바톡토흐는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한국 학생들과 달리 외국인은 인맥을 통해 정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렇게 뭉치는 것도 부족한 정보를 조금이나마 더 확보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은아씨가 다른 친구의 한글 자기소개서 지도를 하듯, 서로 취업 준비를 돕기도 한다. 토익(TOEIC) 공부를 지도하는 건 영어가 모국어인 멤버들의 몫이다.

어느 기업이 인턴을 구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지원 마감일이 다음번 정기 모임 전이라면 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 모임은 2009년에 만들어졌다. 처음엔 취업준비 모임이 아니었다.

한국어로 하는 수업을 따라가려고 같은 강의를 듣는 외국인들이 뭉친, 순수 학점 스터디 모임이었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중반부터 모임은 취업 준비 위주로 바뀌었다. 다만 아직 2학년인 미국인 웰든과 슈밋은 취업보다 수업 관련 스터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1년간 이들은 자기소개서 작성을 연습하고 면접 준비도 했다. 투나말은 그동안 취업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기록했던 노트를 보여줬다. 거기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주 실수했던 단어와 각 기업의 인턴 채용일자 등 취업과 관련된 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투나말과 바톡토흐는 몽골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바로 유학을 왔다. 유학을 온 이유는 한국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한국 기업 입사를 꿈꾸게 된 동기는 한국 전자 제품과 한류에 빠져서였다.

투나말은 "전자 제품과 한류 때문에 한국을 동경하게 됐다"며 "최소한 아시아 최고의 것을 배우고 익히려면 한국 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상당수 아시아 국가 유학생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톡토흐는 "'한국의 삼성에 다닌다'면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인재'라고 여기는 게 몽골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기업에서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최고가 된 저력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외국인 유학생 별도 채용이 아니라 일반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국내 기업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한글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쓰고, 한국어로 면접을 볼 준비를 하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인과 경쟁할 정도의 한국어 실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소양을 갖춰야 입사한 뒤에도 업무나 승진에서 차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들 한국 기업에 입성하는 게 목표지만 걱정도 있다. 웰든은 "한국 기업은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가 딱딱하고 수직적이라고 알고 있다"며 "이런 문화 때문에 과연 한국 기업에 취업하는 게 잘하는 일일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이은아씨는 혹시 신흥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무시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투나말과 바톡토흐에게는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한국 직장인들의 술자리 문화가 부담거리였다.

 투나말은 "문화가 이질적인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한국 기업 취업은 당면한 인생의 목표"라며 "어느 회사를 가든 한국인과는 다른 시각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권희진 기자 < hjkwonjoongang.co.kr >

사진=김도훈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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