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본료, '체감 수준' 내려갈까

2011. 5. 23. 21: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방통위, '문자메시지 50건 무료안' 내놓자

여당 "기본료 인하를" 비판… 발표 미뤄져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안에 '기본료' 인하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오늘 기획재정부에서 열리는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통신티에프(TF)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인하안을 오늘 발표하기 어렵다"며 "사업자와의 조정을 거쳐야 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연기 방안을 밝혔다.

정부가 발표를 연기한 것은 그동안 마련한 인하안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을 의식하고 새로운 인하안 마련에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당정협의를 통해 당의 요구를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오후 당정협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통신비 인하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께 모처에서 만났으나 10여분 만에 '협의'를 끝냈다. 이 의장은 이날 당정협의가 뒤틀어진 이유에 대해 "방통위 안이 당의 요구에 못 미쳐 당에서 회의를 취소했다"며 "휴대전화 기본료를 인하하는 게 좋겠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방통위와 이통사들은 이날 오전만 해도 물가안정대책회의와 당정협의를 거쳐 오후 늦게 인하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발표가 미뤄졌다. 기본료 인하 없는 요금 인하 방안은 사실상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방통위는 이번에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하면 가입자당 월 1000원, 연간 1만2000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려 했지만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문자메시지는 젊은층 일부가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도 상당수는 카카오톡과 같은 스마트폰 무료문자 앱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부담해야 할 원가나 줄어들 수익도 극히 적다. 음성통화량 추가 제공도 스마트폰 요금제 사용자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결합요금제 등을 통한 몇% 할인 효과 운운하는데 실제적 인하 효과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은 직접적인 요금 인하 방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그동안 소비자들의 기본료 인하 요구에 대해 "기본료 1000원을 내리면 곧바로 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날아간다"는 이통사들의 반발에 부닥쳐 기본료 인하에 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월 1만2000원의 기본료 체계가 다수의 소비자에게 불합리하고 이통사의 안정적 수익에만 기여할 뿐이라는 사실이 불거지면서 정부와 여당도 알맹이 없는 인하안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분석결과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기본료 수입은 8조712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22조8000여억원 중 38.1%를 차지한 것이 드러났다. 반면 가계 통신비 지출은 지난해 14만원이 넘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구본권 임인택 기자 starry9@hani.co.kr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