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삼겹살 밀물..이제 '金겹살'은 옛말"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서민 식탁물가 부담 줄 듯‥축산농가 어려움은 커져]
"앞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에 '유럽풍' 식단을 짤 수 있게 됐네요."
오는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서민들이 식탁 물가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닭고기·생선 등 농수축산물에 붙는 20% 안팎의 관세가 10~15년 안에 사라지고, 치즈에 부과되는 36%의 관세는 10~15년 내에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이로 인해 제품 값이 내리고 여러 나라 제품 간 경쟁을 통해 가격 인상요인을 부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인 삼겹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수급 불안으로 '금(金)겹살'이라 불릴 정도로 부담스러워 졌지만, 다시 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프랑스산 냉동삼겹살의 경우 이달 현재 kg당 7200원인데 25%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될 경우 5400원까지 인하될 수 있다. 국산 냉장 삼겹살 도매가가 kg당 1만5000원 안팎임을 고려할 때 절반 이하 가격으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더욱이 냉동삼겹살은 EU 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칠레산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와인과 찰떡궁합인 치즈에 대한 부담도 낮아진다. 대형마트에서 100g에 6240원 하는 프랑스산 치즈 벨큐브의 경우 관세 철폐로 3993원으로 인하된다.
'청정지대' 북유럽에서 온 생선도 보다 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산 자반고등어의 경우 국산 참굴비·간고등어·삼치 등의 절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일반 서민들의 부담이 적어진 반면 우리 축산 농가의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산 식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춰 밀물처럼 쏟아지면 국내 농가가 위축 될 수 있어서다.
한·EU FTA 발효로 농어업 생산액 감소 규모가 15년차에 317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 축산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10년간 총 10조9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 논란'을 일으키는 등 농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업체들은 품질 차별화에 중점을 두며 자구 노력을 진행 중이다. 장거리 이동해 온 '냉동' 제품이 아닌 신선한 '신토불이' 제품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양계 업계의 대표주자 하림의 경우 FTA에 대비해 '친환경 토종닭' 생산 비중을 10%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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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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