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슈퍼박테리아 경각심 높여야

2011. 4. 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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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원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전무

지난 2010년 9월 신종 슈퍼박테리아 `뉴델리형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NDM-1)' 감염자가 인도ㆍ유럽ㆍ미국 등지에서 확인됐다. 벨기에에서는 사망자까지 나왔으며 이웃 일본에서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多劑耐性菌)에 의한 집단 감염과 이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무 기관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을 포함한 5종의 내성균에 의한 감염을 법정 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하면서 내성균에 원인한 질병의 국내 발병 상황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내성균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됨으로써 기존에 `폐렴' 또는 `패혈증'의 사인(死因)으로 분류되던 사망자가 내성균에 의한 사망으로 세부 분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슈퍼박테리아는 먼 나라 먼 이웃의 얘기가 아니며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심각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들어서 생명공학 기술은 매우 급속한 발전을 이뤘으나 이러한 항생제에 대한 문제점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인류는 이를 대체할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으로 그 대안으로서 `박테리오파지'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박테리오파지는 자연계에서 무수히 많은 개체가 존재하며 인간과 함께 살아 나가고 있는 생물체이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잡아먹는 생물체로 세균의 천적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서 존재하는 세균에는 각각을 죽일 수 있는 특이적인 파지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항생제를 대체하는 천연 치료제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파지는 세균에만 특이적으로 감염된다. 그러나 사람은 물론 동식물체에는 감염이 되지 않는 안전한 생물체라 할 수 있다. 생긴 모양은 달 착륙에 사용되었던 우주선과 비슷해 유전자을 포함하는 머리 부분, 터널 형태를 보이는 꼬리 부분, 그리고 여러 개의 긴 다리 형태를 가지고 있다. 1915년 트워트 (Frederick W. Twort)와 데렐 (Felix d'Herelle)이 파지를 처음 발견했으며 이러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당시에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며 당시 불치병으로 알려졌던 농양, 화농, 질염, 만급성감염 등을 파지를 통해 치료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특히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 활발했으며 동유럽과 러시아에서는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됐다. 이러한 박테리오파지 연구가 최근 다시 재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들어 항생제 오남용 및 내성세균 문제 등으로 합성항생제의 한계가 노출되면서 그 대안으로 다시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간 전 세계 각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슈퍼박테리아 감염에 대응하는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을 진행하는 등 슈퍼박테리아와 관련한 연구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리신(Lysin)'이라는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통해 단백질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도 다양한 슈퍼박테리아 중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는 `MRSA'와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에 대응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MRSA 감염 관련 시장은 선진 7개국만으로도 약 1조원을 넘는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화이자나 자이복스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단 몇 종류의 약물만을 상용화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그나마 활용 가능하던 이 약물들도 내성균 출현으로 그 치료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 약물에 대한 내성을 획득한 내성균에도 적용 가능한 `새로운 계열'의 항생물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슈퍼박테리아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슈가 아니라 내가 겪을 수 있는 극복 불가능한 `쿠데타'가 될 수 있다. 인류가 많은 난관을 잘 극복하여 왔듯이 인류의 노력이 성공적으로 `세균의 소리 없는 쿠데타'를 진압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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