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휴대폰에 슈퍼박테리아 검출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서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균 등 각종 병원균이 검출됐다.
25일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지에 실린 연구논문 '의료진의 휴대전화에서 분리된 의료 관련 감염 병원균'에 따르면, 의료진 101명의 휴대전화에서 검체를 채취해 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4개의 휴대전화에서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이 나왔다. MRSA는 강력한 항생제에도 내성이 있어 죽지 않는 박테리아로 만성질환자에게 감염되면 혈관, 폐, 수술 부위 등에 심각한 2차 감염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조사 결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이 검출된 휴대전화는 13개(MRSA 4개 포함)였고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감염원인이 되는 코아귤라제-음성 포도구균(CoNS)이 확인된 휴대전화는 61개였다. 또 피부병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코쿠스균은 휴대전화 27개에서 검출됐고, 디프테로이드균은 11개, 바실러스세균류는 67개, 심내막염을 일으키는 사슬알균은 4개의 휴대전화에서 각각 나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휴대전화 표면의 오염된 세균이 의료진의 손을 통해 병원 내 환경으로 전파될 위험이 있다"면서 "이번에 검출된 대부분의 균은 병원 내 환경에서 흔히 분리될 수 있지만 MRSA는 병원 내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확인된 6개의 다제내성균 가운데 MRSA는 가장 흔한 균"이라며 "면역력이 약한 중증 입원환자가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 44개 상급 종합병원이 참여하는 표본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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