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가 세계정상 재정복을 위해 장도의 길을 나선다. 김연아는 22일 낮 2011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난다.

김연아로서는 이번 대회가 중요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내며 정상에 올랐지만 이어진 2010년 토리노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는 아사다 마오(21·일본)에게 밀리며 은메달에 그쳤다. 한 시즌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시리즈에 참가하지 않은 김연아로서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이라는 것을 입증하려 한다.

김연아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쇼트프로그램 '지젤(Giselle)'이다. 지젤은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인 고티에가 대본을 쓰고 아돌프 아당이 곡을 만든 로맨틱 발레의 대표작이다. 시골 아가씨 지젤과 귀족 알브레히트를 통해 사랑의 아픔과 영원성을 노래했다. 로맨틱한 발레인만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연아가 연기하는 빙판 위 지젤 역시 무대 위 발레 지젤과 마찬가지로 예술성이 강점이다. 김연아가 보여주는 예술표현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는 구성요소점수에서 감점없이 33.80점을 받았다. 구성요소점수라고 불리는 PCS(Program Somponent Score)는 스케이팅기술, 동작의 연결, 연기, 안무, 곡해석 등 5개 요소를 평가한다. 각각 10점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 뒤 가중치 0.8을 곱한다. 만점은 40점인 셈이다. 김연아가 3월말 태릉빙상장에서 5분 정도 프로그램을 공개했을 때도 표정이나 안무 등에서는 올림픽 당시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피터 오피가드 코치도 "김연아가 연기하는 지젤의 예술성은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고 자신할 정도였다. 지젤이 예술적인 부분을 극대화한만큼 올림픽 당시 33.80점보더 더 높은 구성요소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술점수다. 김연아의 기술소화력 자체는 세계정상급이다. 점프의 정석이라고 불릴만큼 정확한 점프를 구사한다. 유나카멜스핀을 만들만큼 스핀도 세계최고 수준이다.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는 기본 점수는 물론, 수행점수(GOE)까지도 휩쓸었다. 감점없는 완벽한 연기로 기술 점수에서 44.70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합계 78.50점을 받았다. 세계 최고 점수였다.

문제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개정된 피겨 채점룰이다. 쇼트프로그램 필수요소를 8개에서 7개로 줄였다. 스파이럴(한쪽다리를 들고 활주하는 기술)을 뺐다. 전체적으로 높은 난이도의 점프를 뛸 때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됐다. 트리플악셀을 필살기로 구사하는 아사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김연아는 트리플악셀을 구사하지 않는다. 점수 하락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프로그램에 개정된 채점룰을 적용한다면 2.06점 낮아진다. 여기에 1년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해 부담감이 크다. 혹여나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물론 김연아는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충분히 대비했다. 기술요소를 완벽하게 이행하고 구성요소점수를 끌어올려 동계올림픽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목표다.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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