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한복 입었다고 쫓겨나? 엄중조치할 것"

박주연 2011. 4. 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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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가 최근 한복차림으로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의 뷔페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입장 거부를 당한 사건과 관련,14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으로부터 "국내 특급호텔의 한복 홀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김을동 의원은 "한복은 세계가 아름다움을 극찬하는 우리의 옷"이라며 "그런데 한국의 사랑방격인 일류호텔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전통문화 홀대해서야 되겠느냐"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국가 정책의 문제"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상위 10개 호텔 중 한식당을 경영하는 호텔은 고작 4개에 불과하다"며 "내 아이를 결혼시킬 때 전통혼례를 했는데 한식 연회를 할 수 있는 호텔을 찾기 힘들어 고생했다. 이것이 한국 호텔의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 일본 등의 특급호텔에는 거의 다 자국 음식점이 입점해있는데 우리 호텔만 우리 음식을 홀대한다"며 "특급호텔 한식당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장관은 이에 대해 "김 의원의 지적대로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텔에서 쫓겨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엄중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한식당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며 "호텔 평가기준에서 한식에 대한 배점 기준을 높이고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화 '쌍화점' '스캔들' 등의 의상을 맡았던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는 지난 12일 저녁식사를 위해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의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를 찾았다가 입장을 거부당했다.

호텔 관계자는 당시 얇은 비단 옷감으로 지은 우윳빛 저고리와 청보랏빛 치마를 입은 이씨에게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으면 입장할 수 없다"며 "한복은 위험한 옷이다. 부피감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트위터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커지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이혜순 디자이너의 한복숍을 직접 찾아 "민망해서 고개를 못 들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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