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영 감독 "'위험한 상견례'에 화장실 유머 없는 이유?"

2011. 4. 1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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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유머와 고급 코미디는 한 끝 차이죠."

다수의 시트콤과 코믹 영화 두 편을 연출하며 갈고 닦은 김진영 감독의 필살기가 영화 '위험한 상견례'로 빛을 발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위험한 상견례'는 영화계 대표 비수기인 4월 개봉 2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주하고 있다.

영화의 개봉 직전 볕 좋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진영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은 자칫하면 진부해 보일 수 있고 해당 지역 관계자들을 희화화 할 수도 있는 위험 요소가 있는 지역감정을 소재로 폭소탄과 카타르시스가 공존하는 깔끔한 코미디로 완성한 공을 송새벽, 이시영, 김수미, 백윤식, 박철민 등 배우의 몫으로 돌렸다.

김 감독은 영화에 넣지 못한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엔딩부에 박철민과 김정란의 껌 키스신을 꼽았다. 박철민이 "우리 해태껌과 롯데껌을 하나로 만들어 봅시다"라며 김정란과 오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극의 주제를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지만 삭제했다고 전했다.

차기작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의 중심엔 늘 웃음이 있다. 판타지가 가미된 코미디라든가, 어드벤처와 코믹이 조화된 영화를 하고 싶다"며 "화장실 유머와 고급 코미디는 한 끝 차이다. 그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큰 웃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다루기 쉽지 않은 소재인 지역감정을 맛깔 나는 코미디로 풀어냈다.

▲ 예전부터 지역감정을 소재로 다뤄보고 싶었다. 지금 꼭 다뤄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 원작 시나리오가 있었나.

▲ 원 시나리오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조폭들이 등장하는 좀 구태의연한 이야기였다. 각색을 하며 현재의 감각에 맞게 많이 고쳤다.

- 경상도 쪽 시사 반응이 전라도에 비해 떨어질 것 같은데.

▲ 그 부분에 대한 우려도 살짝 있었지만 실제 일반 시사를 해보니 그렇지 않더라. 이제 지역감정에 대해 웃으며 얘기하자는 분위기가 이뤄진 것 같다. 많이들 웃고 좋아하셨다.

- 극 중 폭소탄이 터지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 아쉽게 편집된 장면이 있나.

▲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장면이 박철민과 김정란이 키스하는 장면이다. 현장에서 대사도 만들었다. 김정란과 박철민이 각각 껌을 씹고 있다가 "우리 해태껌과 롯데껌을 하나로 만들어 봅시다"라며 키스하는 장면이다. 엔딩신에 넣으려고 했는데 코미디가 좀 과한 것 같고 주제를 너무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게도 못 넣었다.

- 이시영이 영화 외적으로 큰 화제다.

▲ 이시영은 정말 독한 친구다. 컷을 갈 때도 1등에 해당할 정도로 잘 한 장면도 만족을 못한다. 1등보다 더 높은 등수가 있는 것처럼 하는 배우다. 권투도 취미로 하다가 재미를 느껴 독종스럽게 했다. 촬영 중 계체량이 겹쳐서 밥도 안 먹고 물도 한 방울 안마시고 있더라. 휴식 때는 힘이 하나도 없는데 슛을 들어가니 울고불고 소리 지르는 장면을 다 해낸다. 저러다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좀 했다.

- 송새벽이 미친 존재감 뿐 아니라 주연으로서의 안정감 있는 연기력도 돋보였다.

▲ 처음엔 송새벽의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했다. 누가 전라도 청년의 연기를 하던 연기로 보일 확률이 높았다. 더 알려진 전라도 배우를 쓰던 더 유명한 배우를 쓰던 말이다. 송새벽이야말로 진짜 절실하고 진짜 전라도 청년 같은 이미지였다. 캐스팅 당시 아는 사람이나 알지 모르는 사람들은 '송새벽이 누구야?' 하던 시기였다. 그 때는 '모험이지만 해보자' 했다. 그의 말투를 보고 어눌하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그건 그가 가장 편할 때 말투다. 본인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사실 페이소스 넘치는 기질과 그만의 독특한 습성 및 표현 등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소중한 선물이다. 내가 기대한 이상으로 훌륭히 소화했다. 100점 만점의 100점이다. 송새벽은 티 안 나는 독종이다. 안하는 것 같은데 다 알아서 하고 슬렁슬렁 하는 것 같은데 다 계산해 온 거였다.

- 화장실 유머 없이도 대박 웃음을 주는데.

▲ 한참 시트콤 등을 연출할 시절엔 나도 많이 좋아했다. 그렇게 배우기도 했다. 그런데 많은 질책과 주위의 절실한 충고를 들으며 뭔가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세련된 코미디를 좋아들 하지만 화장실 유머가 없으면 폭발적 웃음이 안 나온다. 그래서 적절하게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영화에도 없는 것 같지만 분명 등장한다. 다만 티가 안 날 뿐이다. 유치한 코미디와 고급스러운 코미디는 한 끝 차이다. 그것을 가르는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을 적절히 넘나들어야 한다. 촬영을 할 때도 편집에서도 그게 가장 중요하다. 참 힘든 점이기도 하다.

- 백윤식, 김수미, 박철민 등 쟁쟁한 코믹 배우들의 향연이다. 기 싸움은 없었나.

▲ 절대 없었다. 또 그런 걸 없애야 하는 게 감독이 할 일이기도 하다. 배우들에게는 덕을 많이 봤다. 하나를 주문하면 늘 그것의 두 배 鵑瓚막?소화해줬다. 김수미씨는 항상 김치통과 게장을 들고 다니며 배우들을 챙기고 나눠줬다. 분위기가 안 좋을 수가 없었다.

- 극 중 김수미와 박철민의 욕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하다.

▲ 김수미씨는 오히려 욕을 많이 자제했다. 욕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전라도와 경상도를 희화화시키는 거라고 봤다. 이번 영화의 원칙이 절대 희화화 시켜서는 안된다는 부분이었다. 못을 박고 시작했다. 극 중 김수미씨와 박철민씨 딱 두 번씩 욕을 한다. 특히 김수미씨는 기존 연기와 다르게 많이 누르고 연기를 했다. 그래서 더욱 존재감이 커졌다.

이번에 박철민씨와도 처음 작품을 해봤다. 명색이 코미디 영화를 하는 감독인데 박철민씨와 안 해봐서 아쉬웠다. 항상 그의 코미디를 좋아했었다. 함께 해보니 그동안의 코미디가 애드리브이나 원래 성향이 아니라 모두 연구 해오고 준비 해오는 것. 저렇게 준비 하는구나. 대단하다 새롭게 봤다.

- 배우 인맥이 상당한 걸로 안다. '청담보살' 때부터 카메오 섭외에서 탁월한 능력을 자랑했는데.

▲ 이번에 가장 어렵게 섭외한 분이 있다. 이한위씨다. 스케줄이나 컨디션 상 전혀 출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출연해 줬다. 이한위씨와는 전혀 개인적 친분이 없다. 이번에 처음 뵙고 정중히 요청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카메오 출연을 안 쓰게 되더라. 정말 훌륭한 배우들인데 그 분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정말 필요한 게 아니라면 안되겠다 싶더라.

- 차기작 계획은.

▲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휴머니티나 코믹이다. 앞으로 판타지가 가미된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다. '캐러비안의 해적' 스타일이랄까. 어드벤처와 코믹이 함께 어우러진 장르도 도전해 보고 싶다. 지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를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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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사진= 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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