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카르텔 '옴니아 고객' 울린다

2011. 3.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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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 '애물단지' 옴니아 2

갤럭시로 교체 검토끝 취소

이통사 매출 감소 눈치본듯

스마트폰 가격도 높게 유지

요금인하 막는 부작용 초래

삼성전자는 최근 '옴니아의 덫'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옴니아2 스마트폰을 전량 '갤럭시 에스(S)'로 보상 교체하는 계획을 비중있게 검토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쪽에서 보면, 갤럭시 에스로 보상 교체하는 게 옴니아2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에스의 원가를 따져볼 때 1000억원도 채 안 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앞으로 계속 옴니아 사용자들한테 시달림을 당하고, 회사 이미지가 떨어질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옴니아2는 2009년 10월부터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 가입자들에게 공급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지금도 50여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최고의 스마트폰'이라고 선전해 90여만원에 팔았으나,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사이의 충돌 등에 따른 잦은 오류로 사용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옴니아2 사용자들 역시 '애물단지'를 큰 비용 부담 없이 새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삼성전자는 이를 취소했을까?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가 달갑게 여기지 않아서다. 옴니아 사용자들은 대부분 단말기 값을 덜 부담하는 대신 2년 약정을 해, 이동통신 업체에 발목이 잡혀 있다. 잦은 오류에도 새것으로 바꾸거나 다른 업체로 옮겨가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말 그대로 잡힌 고기와 다름없는 신세인 것이다. 더욱이 옴니아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해 앞으로도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동통신 업체 쪽에서 보면, 계속 비싼 정액요금을 뽑아먹을 수 있는 고객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들의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무상 내지 싼값에 교체하면, 이동통신 업체로선 이런 기회가 사라진다. 매출 증대 및 계열사 지원의 '효자' 구실을 하는 단말기 매출 기회도 잃는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비싼 스마트폰 할부금이 포함된 비싼 정액요금제를 선택할 필요 없이 2만~3만원대의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휴대전화 시장에는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업체들이 암묵적인 카르텔을 형성해, 서로 상대 눈에 거슬리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게 때로는 소비자한테 돌아갈 혜택을 줄이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고객'의 이익보다 '사업 파트너 고객'이 먼저라는 뜻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업체 카르텔이 스마트폰 출고가를 높게 유지시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적용되는 정액요금제의 요금 인하를 막는 부작용도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적용되는 정액요금제의 요금 가운데 30%는 단말기 할부금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출고가를 낮추면, 정액요금도 그만큼 낮아져야 한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업체들은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탐탁해하지 않는다.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하고, 대신 제조업체가 부담하는 보조금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4월 말쯤으로 예정된 갤럭시 에스Ⅱ 출시를 앞두고,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 가격을 5만~10만원 내렸다. 단종을 앞둔 제품을 '떨이'하는 것치고는 가격 인하 폭이 크지 않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동통신 업체와 대리점들의 눈치가 보여 더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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