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TV 만나 활짝 웃다

입력 2010. 12. 26. 08:34 수정 2010. 12. 2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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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등에 소개된 책 판매량 급증

"책도 유행상품" 씁쓸하다는 반응도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루이스 캐럴의 19세기 고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공통점은?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판매량이 갑자기 급증한 책이라는 점이다.

민음사 계열 출판사 비룡소에서 나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번역 출간된 지 5년도 더 된 책이지만, 최근 불과 2주 만에 3만 부가 팔려나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비룡소 외에도 출판사별로 시중에 10종이 넘게 나왔지만 유독 비룡소에서 나온 이 책만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드라마 때문이라는 게 출판계의 분석이다.

이 책은 최근 현빈, 하지원 주연의 SBS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녀 주인공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등장한 시집, 심지어 사회과학서인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 최근 판매량이 갑자기 뛰었다.

'시크릿 가든'에 3천여 권의 책을 협찬한 민음사도 깜짝 놀라는 모습이다.

이미현 민음사 홍보기획부장은 "드라마에서 제목이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잘 안 팔리던 시집 등이 팔리는 것을 보면 드라마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지난 8월 말 이 책을 모티브로 한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미스터리 특집이 방영된 뒤 판매량이 평소보다 4배가량 급증하는가 하면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는 베스트셀러 3위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정은궐의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도 드라마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07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방영되면서 다시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방영 기간 내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물론 후속작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권은 교보문고 올해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6위, 소설 부문 3위에까지 올랐다.

TV 드라마 등을 통해 오래된 좋은 책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책마저 유행 상품으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도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품의 판매량을 좌우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지만 책도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에 따라 움직이는 유행 상품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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