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스트립쇼'를 죽였다?

2010. 12. 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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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예선 기자 @clairebiz>

인터넷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일터에서도 이동 중에도 심지어는 휴가 때까지 현대인은 인터넷을 끼고 산다.

지난 10년간 지구촌을 '웹 네트워크 세상'로 묶어버린 인터넷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것들을 너무도 '낯설게' 만들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8일 '인터넷이 죽인 것들(What the Internet Killed)'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발달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것들 14가지를 선정해 보도했다. 여기에는 스트립쇼, 졸업앨범, 백과사전, 비디오 등 물질적인 것에서 집중력, 예의 바른 태도 등 정신적인 것까지 망라돼 있다.

▶스트립쇼ㆍ성인영화관=

가장 이색적인 것은 스트립쇼. 한때 성인이 아니면 구하기 힘들었던 포르노 사진, 영상물들을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미성년자가 18세 이상 성인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모니터 뒤의 이용자를 확인할 방도는 없다. 이에 따라 스트립쇼나 성인용 영화관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일부러 찾아가는 번거로움이나 아슬아슬한 성인인증 위험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나인투파이브'ㆍ휴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근무시간을 일컫는 '나인투파이브'라는 용어 사용도 현격히 줄었다. 뉴스위크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사장들이 나인투파이브를 지켰을지는 미지수지만, 인터넷 때문에 직원 e-메일로 밤늦게 또는 이른 새벽, 심지어 주말까지 업무를 지시할 수 있게 됐다"며 "사무실을 떠나면 일은 잊으란 말은 인터넷 시대에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휴가도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함께하는 휴가는 진정한 휴가라고 할 수 없다. e-메일이 생기기 전 블랙베리가 아닌 책 한권 들고 홀가분하게 휴양지로 떠나는 것이 그리운 세상이다.

▶사실(fact)ㆍ프라이버시

=인터넷 상에서는 '오바마가 모슬렘'이 되기도 한다. 근거없는 거짓 정보들이 넘쳐나고 오히려 이런 거짓정보가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도 심각하다. 뉴스위크 기자가 온라인 보안업체에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찾아달라고 의뢰하자 30분 만에 사회보장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를 찾아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정보 보안이 취약해졌다. 정말 무서운 것은 이 기자에 대한 온라인상 정보의 상당 부분이 거짓이었다는 점이다.

▶비디오, CD, 졸업앨범, 편지 그리고 폴라로이드와 필름들

=추억의 물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비디오 대여 체인점인 블록버스터는 25년 전 문을 연 뒤 3000개의 지점을 거느리며 급팽창했지만 지난 9월 결국 파산했다. 이는 DVD 우편대여업체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재생)업체로 변신한 넷플릭스를 비롯해 합법 또는 불법 온라인 영화 때문이다.

CD는 이제 벼룩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 돼 버렸다. 음악은 MP3 파일로 듣게 됐고 온라인 파일공유서비스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이나 자료를 세계 사람들과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학창시절의 상징인 졸업앨범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확실히 판매가 줄고 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대표주자로 전 세계 5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자랑하는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동창들의 사진과 인물소개에 대한 온라인 카탈로그가 만들어지고 있다.

손으로 쓴 러브레터의 낭만도 사라졌다. 요즘 연인들은 이별 선언도 페이스북의 상태 업데이트 변경으로 간단히 해결한다.

세상에 단 한 장이 있는 폴라로이드나 필름은 이젠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암실과 사진전문점이 없어졌으며,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이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전화번호부, 백과사전

=두껍고 무거운 책의 대명사인 전화번호부와 백과사전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예전엔 피자를 배달시키기 위해 전화번호부를 뒤적였지만 지금은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한다. 백과사전은 위키디피아 등에 밀려 더이상 필요없게 됐다. 백과사전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인쇄매체들이 인터넷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중력ㆍ예의

=최근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있는것에 대한 책임이 인터넷에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학생들은 에세이를 쓰면서도 페이스북 창을 켜놓고 있고, 독서보다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인터넷이 인간의 창의성을 훼손시킨다는 목소리도 높다. 작가 조나단 프란젠은 "소설 작업을 할 때는 컴퓨터의 인터넷 연결장치를 아예 없애버린다"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서의 '예의없음'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온라인의 익명성을 악용한 악성댓글은 '마녀사냥'까지 일삼는다. 뉴스의 댓글란에 독설을 퍼붓는 일반인부터 유명인사의 해괴망측한 사진을 게재하고 조롱하는 블로거들을 포함해 나쁜 습관을 가진 인터넷 이용자들은 이른바 '예절 바르게 의견 차이를 제시하는 기술'을 포기했다.

che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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