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스캔들'이 주목하는 바에 주목하라

2010. 9.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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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극 '성균관 스캔들'은 겉으로는 사극과 학원물이 결합된 청춘사극이다. 무대는 조선 최고 유학 교육기관인 성균관이다.

여기에 입교한 유생은 기득권자지만 정도를 걷는 '완소남' 박유천(이선준), 여성보다 고운 선을 지닌 '쾌락주의자' 송중기(구용하), 거칠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짐승남' 유아인(문재신)과 이들과 같은 방을 쓰는 남장여자 '대물' 박민영(김윤희, 김윤식) 등이다. 얼핏 보면 남장여자가 만들어내는 뻔한 로맨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F4는 '꽃보다 남자'의 사극 버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은 제법 묵직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있다. 근본을 따지는 유학이 나오고, 이를 통해 이들은 어지러운 세상, 당쟁으로 사분오열된 당시 사회의 해법을 찾는다.

기대한 만큼의 시청률이 안 나오고 있지만, 이 드라마에 주목해야 되는 이유다. '잘금 4인방'으로 불리는 네 젊은 유생 등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긴장감이 이야기로서의 흡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만 봐도 원작 소설인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27일 9화에서 성균관 유생들의 귀한 물건을 훔친 도둑으로 몰린 김윤식 등이 이 사건을 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려는 것도 당시 사회의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절묘하게 닿아있다.

'성균관 청재 도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성부 권지(인턴사원)가 된 잘금 4인방은 금난전권을 누리는 시전상인 때문에 일반 백성은 장사를 할 수 없고, 노론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특혜를 누리는 시전상인이 있는 한 도둑이 생길 수밖에 없음을 알고 시전행수 집의 수장고를 뒤져 돈이 오간 장부를 찾는다.

이 사건을 주관하는 건 이를 순두정강으로 삼겠다는 정조 임금이다. 정조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생에게 금등지사(아들 사도세자에 대한 회한의 정을 담은 영조의 친서)를 찾는 과업을 맡길 참이다.

네 젊은 유생들은 처지는 각각 다르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정만은 순수하다. 이선준은 노론의 영수이자 좌의정 이정무(김갑수)의 아들로 원칙과 진심을 지녔으나 권력의 중심에서 권력을 비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 후 쇠락한 집안을 돌보던 김윤희는 사내보다 더 뛰어난 머리를 가졌다. 신분제 사회에서 성균관에조차 들어올 수 없는 계집의 신분이라는 점이 남장을 하게 된 동기다.

걸오 문재신 역시 친형이 금등지사를 지키려다 윤희 부친과 함께 노론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을 때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침묵으로 일관했던 아버지 대사헌 문근수를 목격했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포기하고 밤에는 홍벽서(洪壁書)로 암행하며 조선의 기득권을 향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여림 구용하는 부잣집 아들로 조선판 '카사노바' 생활을 하는 '꽃선비'지만 무엇이 정의이고 원칙인지만은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리의 달인'이다.

여기에 이들과는 사사건건 대립하는 성균관의 장의(학생회장) 하인수(전태수)는 선준과 윤희를 곤경에 빠뜨리는 인물로 뼛속까지 서열주의자다.

성균관의 이 같은 다양한 청춘의 갈래를 한 곳으로 묶을 수 있는 힘은 성균관 박사인 정약용(안내상)에게서 나온다. 남인 실학사상가인 정약용은 괴짜선생 같지만 글만 배워서는 안 되며 깨우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약용은 "학문이란 되묻는 것이다. 세상의 당연한 이치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라고 가르친다.

정조는 사색당파와 파벌로 어지러운 시기에 탕평과 화합을 꿈꾸지만 거대한 노론의 벽에 막혀 있다. 그래서 정조가 조선을 이끌어갈 성균관 박사로 성균관에 보낸 정약용에게 시청자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은 관군의 출입이 통제된 유생들의 학문연마장이다. 하지만 이곳도 궁중 못지않게 암투와 질투, 갈등의 진원지다. 조선 사회의 축소판이다. 정약용 같은 소신파도 있지만 권력에 기대는 폴리페서도 있고 부패에 연루된 인물도 있다.

하지만 성균관에 입교한 청춘들이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호기도 부리면서 원칙과 진리를 쌓아나가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 힘을 얻고, 현실의 불의를 어떻게 뛰어넘을지를 관찰하는 건 매우 흥미진진하다.

윤희와 선준은 멜로로만 연결되는 건 아니다. 선준이 윤희를 도와주는 건 세상을 바로잡을 힘을 기르는 일, 공정과 정의를

위한 정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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