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슈퍼박테리아 감염?..진실은

김명룡|최은미 기자 2010. 9. 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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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명룡기자]6일 증시에서는 '슈퍼박테리아' 관련주가 급등했다. 지난 4일 일본에서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테마주가 형성됐다.

일본 사망자가 슈퍼박테리아에 의한 것인지, 관련주가 그것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지 상관없이 '묻지마' 상승세를 보였다. 큐로컴과 크리스탈(항생제 개발) 이연제약(항생제 원료) 삼진제약(패혈증치료제) 등이 관련주로 분류돼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연관성이 적은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손세정제를 만드는 파루는 전날보다 11.9% 상승했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퇴치용인 동물용 백신을 만드는 중앙백신도 5% 올랐다.

슈퍼항생제를 개발하는 동아제약은 장중 한때 14만65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일본에서 발생한 슈퍼박테리아와 무관하다는 보도가 나가자 전날보다 3.31% 하락한 13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새로운 박테리아로, 명확한 발생 원인을 규정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며 "치료제를 만드는데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딱히 수혜를 입을 만한 회사를 꼽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도쿄 이타바시구 데이쿄대병원 환자 9명이 슈퍼박테리아(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MRAB)에 집단 감염돼 사망했다는 보도가 이같은 신드롬의 진원지다. 올들어 인도와 영국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슈퍼박테리아('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NDM-1)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가 6일 "일본에서 발생한 슈퍼박테리아가 국내에서도 이미 발견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슈퍼박테리아가 아니라 다제내성균(여러 가지 약제에 내성을 가진 균)으로 표현을 바꿔달라고 기자들에게 긴급 요청하면서 신드롬이 증폭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슈퍼박테리아=치료불가=사망'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애를 썼다.

일반적으로 슈퍼박테리아는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일컫는 말이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이라고 하면 메티실린 계열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을 말한다. 하지만 더 엄밀하게 말해 진정한 슈퍼박테리아는 현존하는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균을 말한다.

일본에서 발견된 MRAB는 '콜리스틴' 또는 'TG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로 치료가 된다는 점에서 슈퍼박테리아가 아닌 다제내성균이며, 이를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러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것으로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관리하는 6종의 내성균은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다제내성 녹농균,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등이다.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슈퍼박테리아는 아니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항생제가 없는 슈퍼박테리아는 'NDM-1'이 유일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날 "MRAB의 경우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발견된 균이 아니고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슈퍼박테리아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국내에서도 MRAB와 관련해 사망자가 지금까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더라도 사망원인이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나오기 때문에 실제 슈퍼박테리아로 사망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공기로 전염되는 인플루엔자와 달리 슈퍼박테리아는 감염된 상처나 의료행위 등으로 옮긴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감염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일반인들은 감염이 잘 되지 않는다. 영국의 신생아 사망이나 일본 감염자들의 경우도 병원 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모두 사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항생제 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라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균이 내성을 가져 슈퍼박테리아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이 'DA-7218'이라는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함으로써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항생제는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MRSA(메타실린 내성 포도상구균) PRSP(페니실린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 등의 슈퍼박테리아에 효과를 갖고 있다.

미국 국립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미국의학협회 저널에 실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6년 한해 동안 메티실린, 포도상구균에 효과가 있는 합성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황색 포도상구균 감염자는 9만4000명에 달하며 이중 약 1만9000명이 사망했다.

한편 국내 K대학병원 감염내과 의료진이 2009년 말 국제학술지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2008년 7월까지 이 병원의 중환자실 입원환자 57명 중 19명(35.8%)에게 CRAB(카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균)가 검출됐고 이중 4명이 CRAB 감염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측은 4명의 사망원인이 환자들의 원래 질병 때문인지, CRAB 감염 때문인지는 더 면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며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로 인한 사망사실을 부인했다.[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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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명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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