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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세컨드카 수요, 1인가구 증가, 양극화 영향 등 분석]

''세컨드 카'의 힘이냐 심화된 양극화의 방증이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경차 판매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구매력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세컨드 카로 경차 구매를 늘렸다는 분석과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지 못해 여전히 형편이 어려운 서민층의 신차구입이 주된 이유라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개성과 실용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의 변화에서 이유를 찾는 시각도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경차는 모두 9만2413대. 최근 판매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전체 판매량은 16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IMF 외환위기 사태 직후, 현대차 아토즈, 대우차 티코·마티즈 등이 3파전을 벌이던 98년 기록(15만172대)을 넘어 역대 최고치다.

경차 판매 호조의 이유는 우선 경기회복 탓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증가하는 세컨드 카 수요가 고유가 영향으로 경차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통상 경기가 풀리면 경차 판매의 대수 자체는 늘어나도 전체 차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다. 국내 경차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0~13% 선에서 올 들어 14%대(2분기 기준)까지 늘었다. 반면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지난해 1분기 주요 37개국 차급별 비중(글로벌 인사이트 집계)에서 경차는 7.6%를 차지했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9%, 6.2% 등으로 떨어졌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양극화가 심해져 서민들이 차를 선택하는데 부담이 크다는 의미"라며 "최근 경기회복 과정에서 낙수효과(대기업의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까지 돌아간다는 논리)가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도 "양극화로 중산층 이하에서 선택하는 자동차의 사이즈가 한 단계씩 작아졌다"고 말했다.

구매력의 차이와는 별개로 소비트렌드의 변화라는 설명도 있다. 부양가족 없는 1인 운전자가 늘면서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이 아니라 작지만 뛰어난 디자인, 성능과 기능을 갖춘 경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람들이 점차 자기가 원하는 필요를 분명히 알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1인 가족은 이런 자기 욕구를 구매로 연결하는데 차의 크기 등 여러 제약들에서 자유롭다"고 밝혔다.

경차선호가 확산되면서 실제 경차 구매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 모닝의 경우 일반적으로 20대 후반이 가장 많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30대 후반(16.2%)과 40대 전반(15.5%)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미 대표적 일본 경차 브랜드인 스즈키, 유럽 피아트, 시트로앵 등이 경차급 모델을 주무기로 국내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가격은 기존 모닝,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2배 이상이 될 전망이지만 최 수석연구원은 "수입 경차 시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도 이에 맞서 내년 모닝 후속모델과 이와 별개의 새로운 글로벌 시장 공략형 경차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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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 fr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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