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계파싸움 할 일 없다"지만..

2010. 7. 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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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당직 안맡고 박근혜 자극행보 자제방침

"현안 당내 갈등땐 역할 불가피" 전망도

7·28 재보선을 통해 정치 일선에 복귀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첫날부터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뒀다.

29일 새벽 5시에 시작한 지역구민에 대한 당선 인사는 아침 8시30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선자 인사회에서 그의 발언은 짤막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어려운 난제를 풀어 희망을 주는 당이 되는 데 당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그는 곧바로 한강을 건너 지역구인 은평을로 돌아가 하루 종일 지역을 누볐다. 이 의원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당분간 여의도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로 인해 당내 갈등이 발생하는 일도, 갈등 요인을 제공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민이 어려우니 친박이든 친이든 서민경제를 살피는 게 할 일이지, 정치적으로 계파 싸움을 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정치 일선 복귀가 여권 내부의 권력 재편을 자극하고 친이-친박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더 몸을 낮춰' 분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이 의원은 지인들에게 "8월 한달은 아예 한강 다리를 건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측근인 김해진 언론특보는 "8월 한달 동안은 지역구 8개동을 돌며 선거에서 약속한 지역발전과 서민정책을 찾기 위해 주민들과 소통할 것"이라며 "9월 정기국회가 열려야 국회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부담을 주거나, 박근혜 전 대표를 자극하는 행보도 자제할 방침이라고 한다.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한나라당에는 새로 뽑힌 지도부가 있다. 이재오 의원이 당에서 무슨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명직 최고위원 배려 문제도 "지명직 최고위원을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창출의 '창업공신'으로 수십명의 계보 의원을 거느린 그가 당무에 손을 댈 경우 힘이 쏠리고, 분란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 출신 김우영 은평구청장과의 협조도 약속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역촌노인복지센터 5돌 기념식에서 김 구청장을 만난 이 의원은 "여의도엔 여야가 있지만 지역발전엔 여야가 없다. 내가 의원이 돼 은평구정이 삐거덕댈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그런 일 없다. 내가 김 구청장을 깍듯이 모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는 그의 막후 영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당분간 자숙 모드를 유지하겠지만, 각종 현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경우 자연스레 '이재오 역할론'이 터져 나올 것이다. 특히 안상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구실을 못할 경우 친이계 안에서 그에게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 의원도 결국 당에서 적절한 입지를 굳히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의 측근은 "우리도 주변에서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많다. 하지만 논란에 끌려들지 않도록 최대한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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