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정치 태풍? '커피당'이 뜬다

2010. 7. 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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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송재걸 기자]

'88만원 세대', '인턴 세대' 등의 표현으로 인해 규정되어지는 20대들에게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유도하는 모임이 있다. '커피당'이라고 불리는 모임이다. '개념찬 유권자들의 유쾌한 정치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커피당은 '커피파티(Coffee Party)'를 통해 젊은 유권자들이 커피를 마시며 정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커피당의 시초는 '커피파티(Coffee Party)'라는 이름의 모임으로 한인 2세 애너벨 박(43· 박수현)씨가 지난 3월 자신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설립했다. 애너벨 박씨가 시작한 커피파티 운동은 미국 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민주주의에 참여시키는 풀뿌리 운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현재 이 모임은 웹사이트를( www.coffeepartyusa.com) 통해 새로운 회원들과 소통하며 미국 각지에 지부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6.2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조직된 커피당의 모임이 활발하다. 커피당은 회원들에게 언제든지 모임(커피파티)을 조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개설된 커피당 모임을 통해 가족과 이웃에게 활발한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도 한다. 국내 커피당은 단기간에 급성장 했고, 현재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 16개 지부를 두고 있다.

"커피당은 기성운동에 반한 대안운동, 일상 속 혁명"

▲ 우 민정 활동가

우 민정 활동가

ⓒ 송재걸

'정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도, 왜 20대를 대상으로 한 커피당은 단기간에 성장이 가능했을까?

'커피파티'의 기획을 맡는 '파티플래너'로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우민정(26·인권문화실천모임 맥놀이 상임활동가)씨는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20대들은 문화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원한다"며 "지금 사회는 창조적인 이야기와 토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20대들에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파티는 기성세대들의 운동형식에 대한 대안운동이라고 보면 된다"며 "일상 속에서 혁명을 찾는 것이 요즘 20대들의 운동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커피파티'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커피파티는 20대가 스스로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끊임없이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혔다. 또 "20대는 세상이 변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으며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20's party 대표'를 맡고있는 김성환(27)씨는 "커피파티를 통해 20대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며 "20대는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변화를 모색해 나가는 정치참여 모임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파티라는 공간에서 20대들은 자유롭게 정치에 대한 불신과 사회에 필요한 변화들에 대해 토론을 한다"며 "커피당은 선배 세대들의 운동과는 달리 20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28 재보선에서 야당은 패배했다. 20대 '커피당'의 눈에 비친 야당은 어땠을까? 김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변화를 원하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언제까지 민주당은 정치 영역에 변화를 원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외면한 채 오직 'MB심판'만을 외칠 것이냐"고 지적했다.

우씨 역시 민주당의 'MB심판론'을 문제 삼으며 "젊은이들과의 소통은 별로 하지 않고 20대를 위한 정책들은 준비하지 못한 채 언제나 '반이명박'만 외쳤던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커피당 20대, 희열과 가능성 느껴... 정치 주체로 뜬다"

이들은 커피당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과연 커피당의 주체인 '젊은 풀뿌리 유권자'들이 앞으로도 지역 정치 및 선거에 대한 토론모임을 지속시키며 사회를 바꾸어나갈 수 있을까. 우민정씨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우씨는 "커피당을 패러디한 모임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커피파티에 참여하는 20대가 많아질수록 정치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커피당은 민주화 세대들과는 다른 정치의식을 가진 20대들이 정치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나가게 해준다" 며 "결국 20대들은 커피당을 통해 계속 정치적으로 성숙해 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 김 성환 대표

김 성환 대표

ⓒ 송재걸

김성환 대표는 "커피당에 참여하는 20대들은 굉장한 희열과 가능성을 느낀다"며 "커피당과 같은 일상적인 운동들이 결국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젊은 유권자들의 창조성을 억누르는 이 사회 속에서 20대들은 커피당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젊은 유권자들이 주체가 되어 이끄는 커피당에 대해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과거 유권자들은 정치의 객체에 불과했지만, (최근 젊은 유권자들은)커피당과 같은 모임을 통해 자신들만의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나누며 정치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의식있는 사람들이 만든 커피당을 통해 정치에 대해 무관심 했거나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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