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층서 추락해 형체도 알 수 없는 3명, 어찌할 건가"

2010. 7.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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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시신이었다. 갈갈이 찢긴 세 명의 건설노동자를 어찌할 것인가."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가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 우동 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하는 초고층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망사고와 관련한 대책을 촉구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 우동 현대아이파크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추락 현장이 어지럽혀져 있다.

ⓒ 전국건설노동조합

지난 27일 오전 11시 15분경 해운대 우동 소재 현대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건물 외벽거푸집·작업발판을 해체하던 건설노동자 3명이 64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200m 높이에서 추락한 건설노동자들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노조 본부는 29일 오전 해운대 우동 현대아이파크 신축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와 경찰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구속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 본부는 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인 강남건설에 책임을 물었다.

노조 본부는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은 고인들의 시신을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어김없이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으며, 다른 작업을 하던 동료직원들조차 모두 현장에서 내쫓았다"면서 "고인들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고 찢긴 상태였으며, 시신을 겨우 봉합하여 영안실에 안치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해, 노조 본부는 "재해자는 외벽거푸집 해체 작업으로 인한 추락사고로 인한 통상적인 재해자와 너무도 다르다"면서 "보통 거푸집 해체 작업은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형틀목수 또는 전문적 해체공(일명 도비공)들이 맡아서 하게 된다. 그런데 왜 이번 사고에서는 하청사인 강남건설 안전과장, 안전대리, 건축반장이 사망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 본부는 "현대산업개발은 최고 위험작업인 거푸집 해체 작업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는가", "건설현장의 대형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데도 부산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졌다. 지난 4월 화명동에서도 공사장 붕괴사고가 발생했었다.

지난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 우동 현대아이파크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망사고가 발생해, 공사 관계자들이 어지럽혀진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전국건설노동조합

노조 본부는 "이명박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정책의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엄청난 부채에 내몰려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및 건설 공사 유치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지방자치단체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제도를 제대로 마련할 수 있겠는가?"라고 따졌다.

노조 본부는 "노동부와 경찰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구속 수사할 것"과 "경험도 없는 기술·관리직 직원을 위험작업에 내몰아 죽게 만든 현대산업개발과 강남건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노조 본부는 "안전규정도 제대로 없는 초중량 외벽거푸집 신공법을 철회하고, 초고층 건물 신축을 중단할 것"과 "부산시는 '시설물 관리기관별 안전관리 T?F팀'에 건설노조의 참여를 보장할 것", "이명박 정부는 '안전보건사업 지방 이양'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3명의 건설 노동자가 추락사한 부산 해운대 우동 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

ⓒ 전국건설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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