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를 향한 두 가지 시선

2010. 6. 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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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

◇ 김연아와 아사다의 오랜 경쟁관계는 스포츠에서 경쟁의 위대함을 잘 드러내는 사례일 뿐만 아니라 피겨 역사에 기록될 만큼 훌륭한 가치다.

잠실실내체육관 특설아이스링크에서는 피겨스케이팅 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참가한 '현대카드 슈퍼매치 X-메달리스트 온 아이스' 공연이 한창이다.

5일과 6일에 걸쳐 열리는 이번 아이스쇼에는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예브게니 플루센코, 알렉세이 야구딘(이상 러시아),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이상 일본)와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쉔 슈에-자오홍보 조, 팡칭-통지안 조(이상 중국), 스캇 모이어-테사 버츄 조(캐나다) 등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0 토리노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최근 열린 주요 국제대회서 메달을 획득한 정상급 스케이터들이 대거 참가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피겨여제' 김연아(고려대)는 훈련 일정 때문에 이번 아이스쇼 출연을 고사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공연 첫날 아이스링크를 찾은 9000여 피겨팬들은 2시간 동안 진행된 아이스쇼를 통해 정상의 기량을 뽐내며 메달을 획득한 세계 최정상 스케이터들의 환상적인 연기에 매료됐다. 선수들의 멋진 동작이 나올 때마다 콘서트장에서나 나올 법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내로라하는 스타들 가운데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아사다 마오였다. 아사다는 이날 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가면무도회'와 갈라 프로그램 '카프리스'를 연기했다. 특히, '가면 무도회' 연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김연아와 경쟁하던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래도 아사다의 화려한 연기가 끝났을 때 다른 스케이터들에게 보낸 박수갈채 이상의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올해 초 김연아의 강력한 동계올림픽 금메달 경쟁자로 국내 팬들은 물론 언론으로부터 온갖 질시를 넘어 적대적인 시선까지 받은 아사다라는 점을 감안할 때, 참으로 대조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아사다가 출연하는 이번 아이스쇼에 티켓을 구매해 입장한 피겨팬들은 아사다가 김연아의 오랜 라이벌이며,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는 사실과 관계없이 그의 연기를 즐길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안고 와 이런 화기애애한 장면이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이번 아이스쇼를 준비해온 주최측은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물론 지방선거와 월드컵 이슈로 인해 아이스쇼의 관심이 덜했던 탓도 있지만, 일부 피겨팬들이 아사다 출연에 대해 반감을 품고 아이스쇼와 관련된 보도에 원색적인 악성 댓글을 다는가 하면, 주최 측에 이런저런 '무시무시한' 내용의 협박성 전화까지 걸어 곤혹스럽게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는 알게 모르게 아이스쇼 홍보를 위축시켰다는 게 주최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여성 피겨 스케이터로서 유일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됐음에도 불구, 일부 극성팬들에게 아사다는 여전히 경계 대상인 셈이다.

김연아가 현역 은퇴를 유보, 언젠가는 다시 아사다와 경쟁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트리플 악셀을 주무기로 하는 아사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채점 방식을 변경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아사다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거두지 못하게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포츠 세계에서 경쟁은 필수불가결한 숙명이다. 특히, 김연아와 아사다의 오랜 경쟁관계는 스포츠에서 경쟁의 위대함을 잘 드러내는 사례일 뿐만 아니라 피겨 역사에 기록될 만큼 훌륭한 가치다. 동갑내기 라이벌로서 그토록 훌륭한 경쟁을 펼쳐온 주인공이자 파트너로서 아사다에게도 그에 합당한 평가와 존중이 보내져야 하지 않을까?[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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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 ktwsc28@dailian.co.kr]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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