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김연아가 '둥지'를 떠난 속사정은?

2010. 4. 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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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권영철 선임기자]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국민요정'에서 '피겨 퀸' '피겨여제'로 성장한 김연아 선수가 3년간 동고동락했던 IB스포츠를 떠나 스스로 새로운 둥지를 마련했다. 어머니 박미희 씨가 지분의 70%를 가진 대주주로서 대표이사를 맡고, 김연아 선수가 30%의 주식을 보유한 '김연아 주식회사'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를 지원해 왔고 회사 설립에도 깊숙히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K모 씨를 둘러싸고 법적분쟁이 일어날 조짐이 있는 등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둥지를 떠나 새로운 회사를 만들게 된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김연아 선수는 왜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나?= 회사 설립은 이미 지난 26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안을 통해 발표했는데 지난 20일 설립이 됐다. 새로운 회사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 씨가 대표이사 겸주식 70%를 가진 대주주고 김연아가 주식 30%를 가진 주주로 참여한 주식회사 올댓 스포츠(AT Sports)다. 올댓 스포츠는 김연아 선수의 계약이 끝나는 4월 30일 이후인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김연아 마케팅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새로운 회사를 왜 설립하게 됐는가에 대해서 다각도로 취재를 했는데 공식적인 답변은 "김연아 선수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로부터 직접 입장을 들어봤나?= 들어보지 못했다. 대표이사를 맡게 될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어서 공식적인 입장을 듣지 못했다. 다만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안의 이상훈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물었는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상훈 변호사는 "5월 1일 이후에는 법인 대표이사로서 공식 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어떠한 방식이던지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고 언론과의 접촉 방식이 정리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쪽 입장은 이상훈 변호사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이미 발표했던 대로 "IB스포츠가 여러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다 보니 김연아 선수의 'NEEDS'를 반영한 선수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김연아 선수의 입장이나 견해 반영이 부족했던 만큼 "따라서 김연아 선수를 잘 아는 엄마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는 설명이었다. 올댓 스포츠는 김연아 선수의 활동과 관련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면서 김연아가 출연하는 아이스쇼 개최, 스포츠 꿈나무 육성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구체적인 속사정이 있을 것 같은데?= 김연아 선수 쪽이나 IB스포츠 쪽 모두 구체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따져보면 결국은 '비지니스'와 선수에 대한 관리의 문제때문인 것 같다. 김연아 선수 측에서 밝힌 'NEEDS'라는 단어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김연아 선수 쪽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꺼리고 있지만 체육계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된 공식 홈페이지조차 없었고 지난번 유튜브 동영상 파동 때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과오'가 있다며 그런 점들이 누적되면서 재계약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결국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20년 가까이 스포츠 마케팅업계에 종사해온 전문가는 "IB 스포츠가 사회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니라 비지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그러니 당연히 계약문제는 '비지니스'와 관련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결별의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 때문이라는 건데?= 단정적으로 '돈'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의 위상을 고려할 때 결국에는 가치로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IB 스포츠는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IB 스포츠는 김연아 선수가 3년간 상금 3억 원을 포함해 118억 원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IB스포츠도 이 기간 동안 비용을 포함해 60여억 원을 벌었다고 한다. 김연아 선수로 인해 대략 연간 6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인데 IB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이 400억 원 정도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으니까 매출에서 15%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매출보다는 김연아가 가지는 이미지는 회사 전체의 절반을 훨씬 웃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연아 선수가 IB스포츠와 계약이 종료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3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쪽 입장에서는 수입이 당연히 늘어날 것이고 아이스 쇼도 게스트로 출연하던 입장에서 직접 주최하는 입장으로 바뀌는 만큼 수입 증대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동안 IB스포츠가 벌어들인 금액으로만 봐도 연간 20억원 이상의 수입 증가가 예상되고 있고 앞으로 김연아 선수가 프로로 전향할 경우를 감안할 경우 금전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 '김연아 주식회사'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피겨스케이팅에 관한한 세계적인 위상이나 인프라, 정보, 기술적인 측면에서 최고임이 분명한 만큼 김연아 선수의 'NEEDS'가 충분히 반영될 것이고 이를 비지니스에 잘 연결하면 최고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연아 선수 뿐 아니라 다른 유망주를 발굴 육성함으로서 국내 피겨스케이팅의 저변 확대와 인기몰이에 구심점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피겨스케이팅의 환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피겨선수나 부모들의 고충을 잘 아는 만큼 피겨 붐을 일으킬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큰 게 사실이다.

박세리 선수 1명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에서 골프시장이 크게는 10배 이상 성장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김연아 선수가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김연아 선수를 1인을 위한 에이전시 역할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독립된 스포츠 마케팅회사 또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소속된 IMG 인터내셔널은 세계적인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데 김연아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살려 다른 분야의 선수들도 영입할 경우 성공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성공을 하려면 '비지니스'에서 성공해야 하지 않겠나?= 우려되는 점이 그것이다. 김연아 선수를 잘 아는 만큼 김연아 선수의 입장이나 견해를 반영해서 피겨선수로 관리하는데는 최상의 조건일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IB 스포츠에서도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이자 올댓 스포츠대표이사인 박미희 씨가 피겨와 관련해 경험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재능이 충분해 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식회사는 단순히 선수관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지니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연아를 잘 아는 어머니인 만큼 선수관리에는 유리하겠지만 비지니스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자도 있어야 하고 기업들과 비지니스 협상을 할 때도 '내 딸'을 뛰어넘는 판단이 필요한데 그런 점이 어떻게 작용할 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연아 주식회사가 '엄마와 딸'이 하는 것인 만큼 비지니스에 한계로 작용할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지난 3년간 IB스포츠와 함께 활동하는 동안 세계적 선수로성장하지 않았나? 결별에 문제는 없나?

= 법적이나 절차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상훈 변호사는 "IB 스포츠와의 계약은 4월 30일로 만료되므로 그 다음에는 김 선수가 재계약을 하거나 회사를 바꾸거나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데 아무 런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연아 선수가 선택 가능한 자율적인 부분으로 아무런 제한이나 옵션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IB 스포츠의 윤석환 부사장도 "김연아 선수의 새로운 회사에 대해 전혀 문제 삼을게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는 것이냐?

= IB스포츠에서 김연아 선수를 전담해온 핵심임원 K씨가 퇴사하면서 김 선수의 새로운 회사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IB스포츠는 최근 사표를 낸 K씨에 대해 배임 등의 이유로 파면조치하고 조만간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IB스포츠 윤석환 부사장은 K씨가 여러 가지 해사행위를 한 물증을 확보해 조만간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와는 계약이 만료 됐으므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지만 그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K씨에 대해서만큼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되겠지만 그동안 김 선수를 지원해온 K씨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IB 스포츠로서는 이를 쉽게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직접 소송에 휘말리는 건 아니지만 출발부터 모양새가 좋아보이지 않는데?= 그런 측면이 있다. '피겨요정' 또는 '국민요정'이라는 애칭을 얻고 있는 김연아 선수를 둘러싼 법적분쟁은 김 선수의 이미지 관리나장 래를 봐서 결코 바람직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IB 스포츠 윤석환 부사장은 "계약이 종료된 선수가 회사를 떠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구성원이 회사의 자산을 갖고 떠난 것은 문제"라면서 "해사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는 회사 경영진이 배임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연아 선수가 2007년 IB스포츠와 계약을 할 때도 법적 분쟁이 있었다. 김연아 선수가 2006년 4월 IMG 코리아와 2010년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2007년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고 IB 스포츠와 계약을 맺으면서 소송이 빚어졌다. IMG 코리아가 IB스포츠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당시에는 IB스포츠가 승소했다. 당시 계약해지의 이유는 'IMG 코리아가 김 선수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가 '김연아의 NEEDS를 제대로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와 별로 다르지 않다.

▶IB스포츠와 김연아 선수 사이에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양측 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IB스포츠가 퇴사한 전직 임원 K씨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려는 것은 김연아 선수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봐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IB 스포츠는 김연아로 인해 회사 이미지도 급상승했음을 시인하면서도 사전에 회사 설립과 관련해 사전에 아무런 의논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윤석환 부사장은 "김연아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김 선수 쪽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이 없다면서 마치 원수가 된 것처럼 갈라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서운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더라도 잡음 없이 자연스럽게 헤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윤 부사장은 양측의 법률대리인들이 30일까지 최종 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계약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연아측 이상운 변호사는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김연아가 좋지 않게 나간 것이 없다." "계약 기간이 끝나서 나가는 것인데 얘기 안했다고 서운하다고 표현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세계적인 선수다. 그런 만큼 그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나 잡음이 이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IB스포츠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를 밝힐 수 있겠지만 행여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흠집내기는 결코 바람직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건 김연아 선수의 재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서로가 윈윈하는 일이 될 것이다.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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