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상조 흔들.. 기존 상조업체 '곡소리' 난다
연간 6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장례 서비스 시장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업계 1위인 보람상조는 최근 회장 일가의 비자금 사건으로 계약자들의 해지 요구가 속출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다 조직과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속 신규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람상조 대표 일가의 횡령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뒤 이 회사 부회장인 최모씨가 지난 1일 구속됐다. 이 사건 이후 보람상조에 가입한 75만명의 회원 중 일부가 해약을 요청하거나 자동이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질적인 상조업체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폭발 직전이다.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최근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상조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처리결과 현황'에 따르면 구제신청은 2006년 81건에서 2008년 234건, 지난해 37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구제신청 중 23건은 '처리불능'으로 조사됐다. 상조업체가 폐업·도산해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상조업체 등록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일정 자격 기준을 갖추지 못할 경우 퇴출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281개의 상조업체 중 자본금 1억원 미만이 176개사(62.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3억원 미만도 59개(21.0%)다. 상조법이 시행되면 83.6%인 235개사는 자본금을 확충하지 않는 한 시장 퇴출이 불가피하다.
법 개정뿐 아니라 대기업의 잇단 신규시장 진출로 상조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삼성그룹 보안전문회사인 에스원은 최근 사업목적에 '분묘 분양, 장례서비스업'을 추가하며 상조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지난해 9월 상조 브랜드 '더케이라이프'를 설립하고 올해 초 상조 브랜드 '예다함'을 론칭했다. 자본금이 5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교직원공제회뿐 아니라 군인공제회를 비롯한 다른 공제회들도 상조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원에 앞서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장례시장 진출을 시도했다.대기업이나 공제회 계열 상조사는 기존 업체보다 브랜드 신뢰도가 높고 영업망 구축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적은 비용으로 조기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에스원의 경우 17만여명의 삼성그룹 임직원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삼성병원, 삼성생명과 연계하면 단기간에 대규모 신규 회원 확보가 가능하다. 더케이라이프는 61만여명의 교직원공제회 회원을 대상으로 이미 영업에 들어갔다.
더케이라이프 박만수 전무는 "상조법 시행으로 퇴출된 상조업계의 빈 자리는 공익법인이나 대기업 같은 건실한 자본이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주현 기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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