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9시15분 사고접수.. 16분·20분 폭발음은 뭔가

정제혁 기자 2010. 4. 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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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일지·군 발표 7분 차이가 핵심의혹 떠올라승조원이 가족과 통화중 '긴급 상황' 말한 시점정부측 "9시22분 전 천안함 교신 특이사항 없어"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최초 상황이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사고 시점보다 7분 앞선 오후 9시15분으로 기록된 상황일지가 공개되면서 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사고의 경위를 밝혀줄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4일 MBC가 보도한 당일 상황일지에 따르면 9시16분 백령도에 있는 방공33진지에서 폭발음이 관측됐고, 9시20분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음을 들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9시21분 백령도 지진관측소에서 진도 1.5 규모의 지진파가 탐지됐다. 9시22분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졌고, 해상작전 위성통신체계에서 천안함의 신호가 두절됐다.

해군은 9시33분 해경에 천안함 구조 지원을 요청했고, 9시45분 해군작전사령부는 합동참모본부에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9시55분, 천안함이 소속된 2함대사령부는 9시15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처장에게 보고했다.

이 상황일지에 기록된 사고 발생 시각은 국방부가 지난 1일 천안함 사고 관련 해명자료에서 "해군 해난구조대는 상황 발생 40분 만인 9시55분에 비상소집됐다"고 밝힌 대목과 일치한다.

또 사고 당일 9시15분에 "(배가) 침수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는 해경 측 발표 내용과도 들어맞는다.

해경 관계자는 4일 "어느 기관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 기관으로부터) 사고 발생 시각이 9시15분으로 명기된 상황 보고서를 받았다"며 "해군에서 사고 발생 시각을 9시22분으로 최종 정정한 만큼 (최초 사고 발생 시각 문제는) 해군에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해경 측 관계자가 말한 유관 기관은 2함대사령부로 추정된다.

상황일지 내용대로라면 사고 당일 천안함 승조원들의 통화 내역을 둘러싼 의문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천안함에서 실종된 차균석 하사는 사고 당일 오후 약 32분간 여자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 9시16분쯤 갑자기 중단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여자친구가 전화를 했지만 차 하사는 받지 않았다. 같은 시각 천안함 실종자 한 명은 가족과 통화를 하던 중 "지금 긴급상황이라 전화받기가 어렵습니다. 아버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천안함은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9시22분) 7분 전인 9시15분쯤 원인미상의 문제가 생겨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중 7분 뒤인 9시22분 백령도 남서쪽 1.8㎞ 지점에서 두 동강 났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박정이 민군합동조사단장(육군중장)은 4일 브리핑에서 "사고 당일 오후 9시19분쯤 천안함과 2함대의 교신기록이 확인됐으나 사고와 관련 없는 통상적인 상호확인용 교신절차였다"며 "사고 발생 시각은 이미 제시한 대로 9시22분"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9시22분 전 천안함 교신내용에서 특이사항이 발견된 것은 없다"며 "9시15분에서 9시22분까지에 대해서는 민군합동조사단에서 조사해 조만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천안함 사고 상황실 관계자는 "9시15분 최초 상황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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