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7분.. 군, 발생시각·지점 은폐 의혹
군 당국이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최초 상황 발생 시각을 이날 오후 9시15분으로 기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4일 "천안함 상황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33분으로 변함이 없지만 이 때 (밝힐 수 없는) 유관기관으로부터 상황보고서 형태로 받은 문건에 사고 발생시각이 9시15분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지난 3일 같은 내용이 담긴 '최초 상황관련 일지'를 공개, 침몰사고가 이날 오후 9시22분에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군의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MBC가 4일 추가보도하면서 공개한 일지에는 사고 당일 오후 9시16분에 침몰 현장과 6~7㎞ 떨어진 백령도의 해병대 방공33진지에서 폭음을 감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1.8㎞ 떨어진 곳에서는 백령도 해안초병이 오후 9시20분 폭발을 들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돼 있어 군이 최초 사건 발생 상황을 감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지는 사고 발생 위치에 대해서도 해군과 해양경찰이 다르게 파악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군 당국은 천안함이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에 좌표로 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경이 받은 상황보고 일지에 따르면 천안함의 사고 시점은 같은 날 오후 9시15분이며 이 시각 천안함의 좌표는 위도 37도50, 경도 124도36이다. 해군 발표보다 남쪽으로 9.4㎞ 정도 아래로, 대청도 서쪽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천안함이 사고 당일 오후 9시19분에 해군 2함대사령부와 통상적인 내용의 무전 교신을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박정이 민군 합동조사본부장(육군중장)은 이날 "천안함과 해군2함대 사이의 교신내용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일 오후 9시22분 이전 천안함과 관련한 이상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후 9시19분 어간에 천안함과 2함대사 간에 교신이 있었다는 것을 (국제상선통신망 기록으로) 확인했다"며 "내용은 통상적, 일상적인 상호교신으로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 고위관계자도 "일부에서 천안함 폭음감지 보고에 관한 상황일지를 인용해 오후 9시16분이라고 보도한 것을 확인한 결과 당시 상황병이 잘못 작성한 것을 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황병이 오후 9시45분에 보고를 받은 뒤 폭음 청취시간을 '22시16분'이라고 적었는데 상부에서 '22시16분 상황을 어떻게 21시45분에 보고받을 수 있느냐'고 확인했고, 이에 상황병이 '22시16분이 아니라 21시16분인 것 같다'고 답해 정정이 됐다고 한다"며 "상황 초기 병사들이 받아적는 과정에서 정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후 군에서 이런저런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경황없이 만들다 보니 시각이나 상황묘사 등이 혼란스러웠던 측면이 있었다"며 "백령도 초병들이 두 차례 청취했다는 폭발음도 상황초기 급박한 증언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황일지에는 해군 2함대사령관이 작전처장과 직접 통화한 사실도 기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해군 측은 "사령관이 전화한 사실이 없다"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박성진·박홍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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