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중 "중요한 것은 순수함과 당당함"

2010. 4. 4. 13: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갤러리현대서 14년만에 국내 화랑 개인전(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작품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와 당당함인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가 인기있는 것도 순수하고 당당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그리는 달항아리를 포함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순수하고 당당해요"

'달항아리'의 작가 강익중(50)의 개인전이 7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열린다.

그동안 광화문 공사 현장의 가림막 작업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백남준 작품과 함께 설치된 '멀티플 다이얼로그' 등 공공미술과 미술관 전시로 친숙한 작가지만 화랑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1996년 학고재 전시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전시장에는 작은 달항아리 1천392개를 바닥에 배열한 작품이 먼저 눈에 띈다."저의 첫 번째 설치작업입니다. 달항아리 개수는 총 1천392개입니다.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조선백자가 만들어진 조선의 개국연도 1392년에서 따온 숫자입니다."

달항아리, 산, 폭포, 들꽃…. 그의 작품 소재가 되는 것들은 모두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주변의 자연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쉽고 편하고 옆에 있는 것부터 한 거에요. 자연을 그릴 때는 자연을 따라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아요. 폭포 그림 속 폭포수도 따라 그렸더니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물감을 짜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했죠"

신관은 강익중을 유명하게 만든 달항아리 작품 위주로 꾸며졌다. 가로 210cm 세로 210cm로 지금까지의 달항아리 작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작업도 새로 선보인다.

"달항아리는 항아리가 아니라 하늘의 모습입니다. 아웃라인(외곽선)만 항아리 모양인 거죠. 달항아리는 동시에 꿈(욕심)은 많지만 안은 비어 있는 우리 민족의 모습이기도 하죠. 제 달항아리가 인기 있는 것은 제 안의 내재한 순수와 당당함이 드러나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개인전 외에도 5월1일 열리는 상하이엑스포의 한국관 프로젝트 작가로 선정돼 바쁘게 작업하고 있다. 이번 전시 오프닝에 참석한 직후에도 바로 상하이로 날아가 한국관 내부에 설치될 '폭포'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관 외벽에 알루미늄판 형태로 설치되는 작품 '내가 아는 것' 실물은 이번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릴 때 눈을 반쯤 감고 그려야 좋은 그림이 나온다'부터 '정말 필요한 것은 별로 없다'까지 작가가 생활 속에서 깨달은 '진리' 110문장을 가로·세로 7.7cm의 작은 패널 1천200여개로 구성한 작품으로, 문장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단청에서 힌트를 얻은 14개 색깔의 크레파스를 이용해 일명 '강익중체'로 하나하나 적은 문장들은 소박하고 순수한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잔잔한 미소와 함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개인전을 열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작가는 "불러주는 데가 없었다"라고 농담조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는 개인 작업보다 어린이들의 그림을 모아 만드는 '희망의 벽' 작업에 집중해왔다.

2004년 미국 신시내티병원을 시작으로 올해 벌써 충남대병원과 아산병원에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의 벽'을 설치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어린이 환자들과 병원 인근의 초등학생들로부터 가로, 세로 7.7cm 패널에 받은 작은 그림 수만개를 모아 만든 '희망의 벽'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고 싶은 작가의 염원이 담긴 작업이다.

"아픈 아이들과 꿈을 나누며 영원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게 가장 큰 계획 중의 하나입니다. 감히 제가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전 세계 아이들의 그림을 모아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어린이에게 너희가 꿈으로 연결돼 함께 있다는 것,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마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시는 5월2일까지. ☎02-2287-3500.zitrone@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