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 연아' 동영상, 장관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2010. 3. 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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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SBS 스포츠기자 , 자사 홈페이지에 글 남겨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SBS의 한 중견 스포츠기자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 유포 누리꾼에 대해 한번쯤 장관의 입장을 생각했어야 했다고 주장,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SBS 스포츠국의 한종희 기자는 지난 17일 밤 SBS 뉴스 홈페이지 '취재수첩' 코너에 '아쉬운 회피 연아 동영상 파문'이라는 글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유인촌 장관이 직접 CIQ 구역까지 마중을 나가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고 돌아오는 개선장군들에게 일일히 꽃다발을 걸어주며 노고를 격려했다"며 "선수단이 도착하자 유인촌 장관이 박성인 단장에게 먼저 꽃다발을 걸어주고 악수한 다음 김연아 선수에게 역시 꽃다발을 걸어주고 나서 김연아 선수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슬그머니 피하려는 듯한 모습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한 기자는 "자세히 보면 포옹을 하려했던 것인지 또 피하려고 뒷 걸음을 쳤던 것인지 정확히 구분하기도 모호하다"며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이 장면은 '회피 연아'라는 제목으로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져나갔다"고 했다.

▲ 한종희 SBS 스포츠국 기자가 지난 17일 밤 SBS 뉴스 홈페이지 '취재파일' 코너에 올린 글.

한 네티즌이 중계화면을 편집해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을 들어 한 기자는 "김연아 선수의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급속도로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고, 급기야 문화부가 '마치 성추행을 하려는 모습으로 동영상을 편집, 게재해서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때문에 장관이 화가 단단히 났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 기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의 입장을 전한 뒤 "고소사태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네티즌 입장에서는 그냥 재미삼아서 김연아 선수에게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 본 동영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굴욕'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상대'가 문광부의 '수장'이었다는 사실을 한 번쯤 깊이 생각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입니다."

한편, 한 기자는 김연아 선수의 스킨십 습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에게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싫어하는' 스킨십이 있다"다는 것이다. 한 기자는 "김연아 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포옹을 싫어한다고 입을 모은다"며 "특히 나이드신(?) 어른들께는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며 자칫 서양식 포옹이 예절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기자는 "그래서 김연아 선수를 오래 취재한 동료들도 그녀를 만날 때는 아무리 반가워도 지켜야할 '징크스'처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고 귀띔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문화부의 고소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18일에도 이어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8일 오후 논평을 내어 "문화부가 동영상에 대해 '성추행을 하려는 듯한 모습' '악의적인 왜곡·조작'이라며 고소까지 한 것은 참으로 민망한 일"이라며 "이번 '회피 연아' 동영상에 대해 유 장관이 웃어넘기거나 재치 있는 농담으로 대응했다면 '통큰 장관님'으로 (그동안에) 실추된 명예를 조금쯤 회복했을지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유인촌 장관과 문화부에 대해 "지금이라도 누리꾼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문화예술인 출신의 장관답게 누리꾼들의 패러디 정도가 다소 과장됐다 해도 유머로 받아 넘겼으면 한다"며 "이런 일로 발끈해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는 자체가 장관의 위신 추락이며, 네티즌들이 법적 처벌이라도 받게 된다면 그야말로 국제적 망신거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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