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Yuna Kim vs. Kim Yuna

2010. 3. 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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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 Times에서는 한국의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선수의 이름 표기를 놓고 친절한(?) 질문을 던졌다고 전한다. 국제빙상연맹(ISU)의 기록에는 'Yu-Na Kim'으로 표기되었는데, 김연아 선수의 영문표기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동 신문의 Philip Hersh 같은 칼럼리스트는 이런 혼란을 줄이고 싶어 미국의 한국 영사관에 문의를 했고 '연아'라는 발성은 'Yuna'로 쓰든 'Yu-na'로 쓰든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름에는 되도록 hyphen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미국 사회의 규범을 따라 'Yuna Kim', 혹은 'Kim Yuna'로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LA Times를 포함한 영어권 신문에서는 거의 대부분 'Kim Yuna'로 표기하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왜 세계 언론이 영어식 이름 표기인 '길동 홍'이 아닌 한국식 '홍길동'의 순서로 영문 이름을 표기할까 의문이 들 것이다.

이름의 표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사회적인 도구이며 국가의 정체성을 보이는 단면이기도 하다. 그 좋은 예가 Winter Olympics대회 여자 피겨 스케이트에서 두 번이나 동메달을 딴 중국의 첸루(陳露ㆍChen Lu)인데 한국이나 중국식으로 표기하는 대신 영어식 표기 Lu Chen으로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Lu Chen으로 표기하면 비슷한 나이의 대만의 남자 마술사 이름과 똑같은 표기가 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중국의 여자 선수가 영어식 표기 Lu Chen를 선호하면 적어도 개인 인터뷰에서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이 언론계의 관례다.

비슷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하여 세계 언론에서는 한국의 야당 인사 '김대중'의 발음과 이름표기를 놓고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결국 김대중 대통령을 알리는 영어 뉴스가 나중에 세계에 알려질 때에는 South Korea's President Kim Dae-jung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리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나 세계화(globalization)을 염두에 두고 영어식 어순으로 이름 표기를 하는 반면 세계 언론은 현지 관습을 존중해주기 위해 현지방식(localization)의 어순을 택하는 추세다. 따라서 세계적 공식 영어 문건에는 Yuna Kim의 어순이 안전하고 혼란을 줄이는 것이지만, 호칭으로는 한국식 순서인 Kim Yuna가 무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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