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 갈아타기 확산

입력 2010. 3. 9. 17:37 수정 2010. 3.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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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들 전셋값 급등하자 덜 오른 월세 선호금리인상 크지 않아 소유자들도 월세입자 원해#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2억원에 전세로 살던 회사원 이 모씨는 최근 계약기간이 끝나 재계약을 하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했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20만원 조건으로 재계약한 이씨는 남은 보증금과 저축한 돈을 합친 2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으로 넣었다.

그는 "집값이 뛸 것 같지 않아 당분간 관망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목돈을 쥐고 있으면 언제든 좋은 물건이 나오면 잡을 수 있어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월세가 다소 부담되기는 하지만 정기예금 이자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것도 이씨의 계산이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평균 전셋값이 3억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보증금에 묶인 돈을 줄여 목돈을 확보하면서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인기 지역 아파트들의 경우 월세가 전세에 비해 저렴한 경우가 많은 것도 원인이다.송파구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의 106㎡형대 아파트 전셋값은 3억9,000만~4억원 선이지만 월세는 보증금 1억, 월 160만원 정도에도 계약 가능하다. 상암 월드컵파크 109㎡형 역시 전세는 2억9,000만~3억원 선이지만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 월 140만원 선에 구할 수 있다.

파크리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보증금 1,000만원당 7% 수준으로 환산해 월세를 책정한다"며 "전세 대출 이자가 저렴한 편이기는 해도 1금융권 기준으로 6~7%, 2금융권으로는 통상 10%를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월세가 저렴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보증금 대비 월세 이율은 오히려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월세 이율은 지난 2004년 이후 0.88%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 0.96%보다 0.08%포인트 낮은 비율이다. 특히 강남 지역의 월세이율은 0.85%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국 다른 지역에서 보증금 1억원 대신 지불해야 할 월세가 96만원인 것에 비해 서울 강남에서는 1억원의 보증금이 월 85만원으로 환산된다는 의미다.

전세 보증금은 높아지는 데 반해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월세 수요자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직장인 김 모씨는 "전세가가 2억~3억원인데 막상 그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내가 보호받을 수 있는 금액은 수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대출받아 전세로 들어가든 월세를 내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소유자들 사이에서도 월세입자 선호 현상이 눈에 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최근 소형 오피스텔이나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많이 올랐지만 그에 따른 금리인상 등은 크지 않았다"며 "보증금을 2,000만~3,000만원 올려 받느니 월세로 전환하는 게 소유자 입장에서도 유리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스타화보 VM' 무료다운받기 [**8253+NATE 또는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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