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피겨퀸 율리아 "연아는 지금 최고 상태"

2009. 11. 2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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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에선 어차피 넘어진다'는 말 있다..부담감 털기를(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내 경우 조금이라도 뭔가는 고쳐야 할 게 여러 가지 있다. 아무리 착지를 아름답게 하고 회전을 빨리 한다고 해도 어디선가는 고칠 게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연아는 지금 최고(maximum)에 도달해 있다. 점프와 스핀이 최고다."

26일 오후 부다페스트 예그차르녹 아이스링크에서 훈련 중인 세바스티엔 율리아(28)를 만나 '피겨퀸' 김연아에 대해 묻자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세바스티엔 율리아는 지난 16일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치러진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김연아와 레이첼 플랫(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한 헝가리의 '피겨퀸'.

헝가리의 경우 한국처럼 성과 이름의 순서가 같아 공식적으론 세바스티엔으로 불러야 하지만 한국 언론매체들은 `연아' 처럼 `율리아'라는 이름을 그대로 쓸 정도로 한국팬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그녀는 이번 밴쿠버 올림픽 출전이 4번째 올림픽 출전일 정도로 관록있는 선수다. 2004년 유로선수권 챔피언을 지냈으며 나이로 봐선 전성기를 지났다고 볼 수 있으나 이번에도 3위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다.

피겨 선배인 그녀에게 정상에 있는 김연아가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물어보자 "'얼음에선 어차피 넘어진다'는 말이 있다. 우린 어차피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 그런 건 다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김연아도 "항상 완벽할 수는 없죠"라며 이런 부담감을 털어내려 하고 있다.15년 가량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펼쳐 온 율리아 선수가 보기에 김연아가 롱런할 가능성은 어떨까?

그녀는 직접적인 답변 대신 "지금 했던 경기가 끝나면 그 경기는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신경 써야 한다. 포인트가 떨어졌다, 올라갔다 그런 거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즐기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도 경쟁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 그리고 미디어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스포츠 자체를 즐기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율리아 선수는 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쟁에 대해서도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경기를 하든 하지 않든 간에 다른 경쟁자의 경기 결과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계속 그것만 신경을 쓰면 안 된다.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시합에선 심판들이 점수를 잘 줄 수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거기서 만족하는 게 좋다. 팬들은 점수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쓸 수 있지만 선수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피겨 스케이팅은 조그마한 실수도 심판들이 놓치지 않는 종목이어서 결과가 분명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녀는 오랜 선수생활에 대해 "매번 내가 가진 역량보다 좀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노력한다. 또 이름만 들으면 유명한 코치들과 같이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 또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른 뒤 다치면 굉장한 치명타가 되는데 그런 걸 피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케이트를 하면서도 꾸준히 공부해 학위를 세 개 갖고 있다고 밝힌 그녀는 헝가리 피겨 스케이팅이 누렸던 인기를 되찾을 수 있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 전망을 묻자 그녀는 "저는 10위나 11위는 하지 않을까요?"라며 미소지었다.

한편, 율리아의 코치인 구르겐 바르다냔은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아시아 민족이 굉장히 부지런한 것 같다. 국가에서도 피겨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밀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이 결과를 얻은 것 같다. 결과적으로 축하할 일이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 출신의 명 코치인 그는 "최고 수준에 있는 선수들은 기술적인 차이는 없다고 본다. 만약 차이가 있다면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스포츠 인기와 성적 등에는 주기적인 순환곡선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세대들이 피겨 스케이팅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

바르다냔 코치는 "코치로서 보기에 연아는 지금 약점을 찾을 수 있는 게 없다. 완벽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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