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탈북자 편견 허물어요"

2009. 11. 1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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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피아니스트 김철웅씨13일 '사랑나눔 콘서트' 참가

"탈북자처럼 생기지 않으셨네요."김철웅(35·사진) 백제예술대 피아노과 교수가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다. "탈북자처럼 생긴 게 어떤 것인가요?" 김 교수는 늘 이렇게 되묻는 것으로 사람들의 편견을 지적한다.

김 교수는 북한 엘리트 출신이다. 노동당 간부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음악가로서 최고 엘리트 과정을 밟았다. 평양음악무용대학을 거쳐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국립음악원에서 유학하고 평양 국립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다.

그럼에도 탈북을 감행한 것은 자유를 향한 욕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러시아 유학 시절 접한 유럽의 음악은 그를 일깨우는 단초가 됐다. "북한에서는 거슈윈, 드뷔시, 라벨 등의 음악은 전혀 접할 수 없어요. 미국 작가라서, 추상파 경향이 있어서 인민들의 문화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여자친구에게 들려주기 위해 리차드 클레이더만의 곡을 연습하는 그에게 당은 '부적절한 곡을 연주했다'며 경위서를 쓰게 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자신의 음악마저 '감금'당하고 있다고 깨닫게 됐고 결국 2001년 탈북해 2003년 한국에 들어왔다.

김 교수는 성공적인 탈북 정착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탈북자는 우리와 다르다'는 남한 사람들의 편견은 버겁고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그는 "제가 한국에 적응하는 것보다 한국사회가 탈북자에게 적응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열심히 무대에 오른다. 음악에는 탈북자에 대한 편견도,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도 뛰어넘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캐나다·호주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는 무대에 올랐고 8월에는 탈북청소년을 위한 기금 마련 공연을 성황리에 열었다. 13일에는 통일부 산하 재단법인 북한이탈주민후원회가 주최하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사랑나눔 콘서트'에 참가한다. 자신의 음악을 듣고 '탈북자도 남한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는 청중들을 만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김 교수는 "탈북자는 통일한국에서 일어날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사람들"이라며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segye.com[Segye.com 인기뉴스] ◆ 언어·외국어 어려웠다…수리 당락 좌우◆ "신종플루 백신 못믿겠다" 기피 여전◆ 美 총기난사범 잡은 '슈퍼여경'은 조작?◆ '미수다 루저女' 논란 일파만파… '마녀사냥' 우려◆ 국방부 '여성지원병제' 도입… '찬성' vs '실효성無'◆ 박용현 두산회장 20세 연하 의사와 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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