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인> 김우재 무궁화유통 회장(끝)

2009. 10. 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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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사업 실패 후 식품유통업하며 승승장구"거대 수출시장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라"(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30여 년 동안 산림개발을 시초로 무궁화유통을 비롯한 여러 사업체를 일구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내고 끝내는 성공한 자랑스러운 한인입니다." "민간인으로서 인도네시아에 한국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심어준 인물입니다."

인도네시아 무궁화유통의 김우재(66) 회장에 대한 찬사이다. 앞엣 것은 올해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뒤엣 것은 인도네시아 전 교통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는 체육회장인 아굼 구멜랄 씨가 한 말이다.

충남 홍성 출신인 김 회장은 성남고교와 한국항공대학을 나와 대한항공에 입사해 10년 간 근무하다 1977년 해외사업 개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날아갔다. 오지 중의 오지인 칼리만탄 정글에서 젊음을 담보로 벌목사업을 시작한 그는 현지 정부의 원목수출금지 조치라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닥쳐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래서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사업이 현지 동포를 상대로 한 김치 제조 납품. 김 회장은 23일 "다행히 주문이 쇄도하면서 가내수공업이 식품유통업으로 발전했고, 이를 발판 삼아 건설업과 관광업, 부동산 관리업에까지 진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30여 년의 인도네시아 삶에 대해 "내 인생은 남 못지않게 굴곡이 많았고, 무모한 도전과 시행착오로 후회도 했으며 역경에 처해 절망감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술회했다.

그중에서도 사업 초기 원목사업 실패의 후유증은 지금도 몸서리 처진다고 했다. 사장이었던 동서가 미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졸지에 사장 대행격이 됐고 직원들은 밀린 월급을 달라며 시도때도 없이 그를 괴롭혔다. 한 채권자는 가짜 형사를 보내 수갑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리기도 했으며 한 여성은 아이들과 아내에게 3년 가까이 찰거머리처럼 들러붙어 괴롭히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용 머리보다는 뱀꼬리라도 되보자'는 마음으로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썼고, 떡, 고추장, 된장, 김치 등을 팔아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아내 박은주 씨는 지문이 다 닳아 없어졌고, 시력이 나빠져 돋보기 안경을 쓸 정도였다고 김 회장은 가슴 아파했다.

최고의 한국식품을 만들어 `김치맨'으로 통했던 김 회장은 품질과 신의로써 중국인들과의 납품 경쟁을 뚫었고, 전세기까지 동원해 인도네시아 오지에까지 김치와 한국식품, 생필품 등을 수송해 가며 사업기반을 다져나갔다.

그는 식품유통업을 하면서 한국식당을 차렸다. `코리아 가든'을 열기 전에 우선 대형호텔을 빌려 한국음식 전시회를 열었고, 한식에 반한 현지인들이 식당에 몰려들었다. 수하르트 대통령 비서관을 비롯해 거물급 인사들이 방문하자 이 식당은 `고급사교장'이 됐다.

식당에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해갔다. 은행빚 없이 `무궁화유통' 사옥과 물류센터를 지을 정도로 건실해 진 것이다. 그가 상호에 무궁화를 넣은 것은 일본 식품업체 `사쿠라'와 싸우기 위함이었다.

무궁화유통이 위치한 스나얀 크바요란바루 지역은 현재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다. 중국 상인들이 자카르타 서쪽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그 지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김 회장의 의도가 깔려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 중 무궁화유통의 식품을 먹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유통업에 성공한 그는 푸리마무다건설과 부미관광, 제과점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면서 베풂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현지의 한센인촌 방문과 성나자로마을 돕기를 시작으로 양로원돕기, 무궁화심장병재단을 통한 심장병어린이 수술지원, 불우이웃돕기, 무궁화장학회 운영 등으로 이익 환원에 정성을 쏟고 있다.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 동남아시아연합회 회장인 그는 지난 13일 수마트라 파당 지역의 지진피해 구호를 위한 물품과 성금도 전달했다. 그는 월드옥타 인도네시아 지회가 외국 경제인 단체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회원단체로 등록하는 데도 기여했다.

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재단 이사를 비롯해 민주평통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한인사회 발전에도 앞장선 그는 인도네시아 후생복지 훈장과 자랑스러운 해외경영인상, 대한민국 고객감동 그랑프리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항공대학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저서로는 `인도네시아의 명소와 명문대학', `인도네시아에 핀 무궁화'가 있다.

21-23일 열린 월드옥타 주최의 제14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한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천혜의 자원을 보유한 자원대국이자 인구 2억4천만명을 헤아리는 매력적인 거대 수출시장"이라며 "미래 강대국인 인도네시아에 지금 투자하라"고 적극 권유했다.

ghwang@yna.co.kr <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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