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故이언 사망일에 해맑게 웃으며 촬영한 비화

문용성 2008. 11. 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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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영화 '미인도'에서 순수한 청년 강무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남길이 故 이언에 대해 회상했다.

'미인도' 촬영 도중 오랜 친구인 이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는 것. 이언이 교통사고로 인해 숨을 거둔 것은 지난 8월. 당시 김남길은 영화 속 강무가 저잣거리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영화 촬영 중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던 그는 절친했던 친구 이언을 회상하며 잠깐 상념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촬영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이)언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깜짝 놀란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죠. 그런데 공교롭게 그날 촬영해야 하는 분량이 강무의 웃는 얼굴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장면이었어요. 3개월 동안, 아니 연기 생활 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죠."

김남길은 그날을 회상하며 "촬영장에 갔어도 마음을 다잡지 못했다. 친구가 죽은 마당에 빈소에는 찾아가지 못할망정 즐거운 표정으로 연기를 하려하니 잘 될 리가 있겠나. 제작진에 하루 쉬고 싶다고 부탁하고 싶어도 정해진 촬영 일정이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도 뛰어다녀 발톱이 깨졌더라고요. 해맑은 얼굴을 해가지고는 발에서 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미친 듯이 뛰어다녔어요. 나중에 내 발을 보고 (이)언이 생각이 더 났어요. 그날 아주 힘든 촬영을 마치고 밤에 취재진의 눈을 피해 문상을 다녀왔죠."

그는 이미 고인이 된 이언에 대해 "내가 연예계 데뷔하기 전, (이)언이가 모델 활동할 당시부터 잘 알고 지냈다.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는 같이 출연하기도 했다. 삶에 대한 애착과 열의가 강하고 참 순수한 친구였는데, 한동안 충격이 가시질 않았다. 지금도 수시도 (이)언이 생각이 난다"며 술회했다.

친구의 죽음에 우울한 심정일 때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웃음을 지으며 연기를 해야 했던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배우가 사적인 감정보다 공적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됐다. 감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김남길은 기어이 자신의 몫을 다했다. 영화 속 강무가 순수한 청년으로 비쳐지도록 최선의 연기를 해냈다.

'미인도'에서 남장여자 신윤복(김민선 분)의 첫 사랑이자 그를 여자로 거듭나게 하는 남자 역을 맡은 김남길은 자신이 연기한 강무에 대해 "밝은 호흡을 가진 남자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활달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좀 더 놀았어야 하는데 당시 그런 일이 있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MBC 공채 출신 김남길은 2004년 영화 '하류인생'을 시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SBS 드라마 '연인'이나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에서는 묵묵한 중간보스 캐릭터를, 영화 '모던보이'에서는 극중 박해일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이자 일본 동경에서 조선총독부로 부임한 모던보이 검사 캐릭터를 소화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독립영화 '후회하지 않아'에서 동성애에 빠져드는 한 남자의 사랑과 절제된 슬픔을 애절한 연기로 표현한 김남길은 오는 13일 개봉할 '미인도'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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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nomy.co.kr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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