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정선희, "망연자실함의 연속..전쟁 같은 나날이었다" (인터뷰)

2008. 7. 14. 15: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족과도 같았던 라디오 식구들과 재회한지 꼭 37일만이다. 복귀 방송을 마친 정선희의 눈가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고,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는지 주변은 숙연해졌다.

지난 5월22일 MBC FM4U '정오의 희망곡'(연출 유경민, 91.9Mhz) 진행중 던진 발언이 촛불 집회를 비하하는 소지를 남겨 하차해야 했던 정선희는 14일 방송을 시작으로 DJ직에 복귀했다.

하지만 극심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일까. 이날 오후 2시 방송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내 7층 스튜디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선희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케 하듯 꽤나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2시간여 방송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감의 연속 속에 방송을 마친 그녀의 표정에는 아직도 걱정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제가 '정오의 희망곡'에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 달리 생각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 만큼 아직은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제가 감수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5주간 그야말로 자신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매일 매일이 제 자아와의 전쟁이었어요.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이 되니 제가 짊어져야 하는 부분인걸 알면서도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그보다는 정면으로 헤쳐가야 겠다는 자아도 있었죠. 물론 제 복귀 시점을 두고 우려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더이상 회피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끝에 어떻게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됐네요."

정선희는 이러한 말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의 고백이 어떤 의도로 해석될지 모르겠다며 걱정 어린 속내를 드러내고는 했다. 지난 5주간 겪었던 마음고생이 말 한마디를 내뱉는 것 조차 불안에 떨게 했다.

"방향잡이가 참 애매하죠. 해명 방송을 한 이후 뼈져리게 느꼈던 부분이에요. 의도치 않았던 제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고 제가 어떤 말을 해도 그분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더 이상 피하지만은 않겠다고 결론을 내린 이상 최대한 진솔한 소통으로 제 진심을 어필하려고 생각해요."

아직 복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다보니 말 한 마디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청취자들에게 듣는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 터라 방송중 눈물을 보여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웃어도 장난기 어려 보일까봐 걱정이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그녀이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다.

"그동안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아니었나봐요. 남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것이 뭔지 생각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번 일로 앞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야겠다는 배움을 스스로 터득하게 됐죠."

어떤 정치적 화두으로 던진 발언은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은 셈이 됐다. 그야말로 망연자실함 속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아픔도 있었지만 '정오의 희망곡'은 제 본연의 모습을 어필해왔던 곳이자 애착이 큰 곳이기도 해요. 아직도 말 한 마디가 조심스럽지만 소통으로 극복하면 진심의 통로가 서서히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그 창구가 완전히 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정말 제 진심으로 다가서려고요."

자신의 말 실수로 인해 상처를 입은 대중에게 거듭 사죄하고 또 호소하는 정선희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라디오 복귀 뒤 심경을 전한 정선희. 사진=마이데일리DB, MBC제공]

(고홍주 기자 cool@mydaily.co.kr)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모바일 마이데일리 3693 + NATE/magicⓝ/ez-i

- NO1.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