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시국인식 다시 본말전도

입력 2008. 7. 9. 14:51 수정 2008. 7. 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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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 '도쿄신문' 인터뷰

"십년만에 정권 바뀌어서…광우병 정보 전달안돼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시국과 관련해 본말이 뒤집힌 인식을 잇달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7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가에 앞서 일본 <도쿄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촛불집회에 대해 "십년 만에 혁신에서 보수로 정권도 바뀌어 정치적 슬로건도 나돌았으나 다수 국민은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므로 (혼란은) 더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정치적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국산 쇠고기 파문의 원인과 관련해 "국민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분석하면서도 "광우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언론에도 책임의 일단을 돌렸다.

이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지난달 19일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고 자신보다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던 태도와 다른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그는 국민들의 '식탁안전 걱정' 외의 다른 요인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일본 <교도통신>과 영국 <비비시>(BBC)와 한 합동 인터뷰에선 "시위가 계속될 경우 한국 경제의 미래에 매우 해로운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다. 외국 정부와의 협상은 물론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경제위기의 원인을 촛불집회 쪽으로 돌리려 시도했다.

한편,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신고와 관련해선 "북한이 핵신고를 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핵무기가 포함되지 않아 다소 불충분한 점이 있다"며 "핵 포기가 북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 반드시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한-일 관계와 관련해 "가해자도 피해자도 과거에 묶여서는 미래로 갈 수 없다"며 "역사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 한-일 학자들 모임에서는 두 나라 지도자가 공통의 역사인식에 기반해 교과서를 만드는 수준까지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박병수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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