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이 100%를 넘어도 안심할 수 없어요."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순위 내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정작 계약률이 저조한 단지가 속출하자 건설사들이 좌불안석이다.
지난달 11일 분양에 나선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는 1순위에서 555가구 모집에 1123명이 청약해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당첨자의 36%가 계약을 포기했다.
수도권 남부의 주요 관심지역이었던 용인 성복지구와 신봉지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분양시장 침체를 이겨내고 전용면적 85㎡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을 마감했지만 실제 계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계약률이 청약률을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해 건설업체들은 입주자모집 제도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GS건설 관계자는 "반포자이의 경우 당첨자의 20% 정도가 재당첨금지 조항에 걸렸거나 유주택자로 밝혀져 당첨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청약가점제 도입으로 따져야할 것이 너무 많아 청약자들의 실수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당첨자의 10~20% 정도가 자격조건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선호하는 동이나 층에 당첨되지 못했을 때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용인 신봉.성복지구 역시 저층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제 영향도 크다.
반포자이는 7개월 안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분양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률이 낮은 요인이 건설업계의 해명만으로 풀이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분양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투자 목적으로 청약을 하는 사람들은 시세차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고분양가 책정에 따라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미계약이 속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포자이와 용인 신봉.성복지구 물량은 고분양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강남권 등 인기지역 집값마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고분양가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미분양 사태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설사 당첨이 됐더라도
청약경쟁률이 예상만큼 높지 않아 미분양이 날 것으로 보이면 미리 계약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고 지적했다.
미분양이 지속되면 건설업체에서 중도금 무이자 등 다양한 혜택을 내놓기 때문에 기다릴수록 이익이라는 뜻이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도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덕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도 계약률 저조현상을 부추긴다.
재당첨금지 효과가 감소한 것도 일조했다.
서울 등 수도권의
투기과열지구를 빼면 재당첨금지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당첨이 되더라도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다.
청약통장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가족이 많아 세대 분리 등을 통해 피해갈 수도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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