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촛불남성 '고막 파열' 극우단체 폭행

2008. 6. 2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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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목에 쇠파이프까지 등장 '충격'

서울광장에서 타오른 촛불이 여의도 KBS 앞으로 옮겨붙었다.

23일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하던 3000여명의 시민들은 집회 도중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로부터 '보수단체의 공영방송 사수 1인 시위 폭행사건' 소식을 접하고 일제히 촛불을 든채 대중교통편을 이용, 여의도로 향했다.

이들은 여의도역에서 내려 "공공방송 수호" "뉴라이트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KBS까지 가두행진 했다.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뉴라이트는 깡패집단, 친일파"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 일부 흥분한 시민들은 극우단체가 내건 현수막을 찢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50대 여성 뿐만 아니라 한 40대 남성도 극우단체 회원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남성은 고막이 파열돼 수술에 들어갔다고 현장에 있는 아고라 회원이 전했다.

KBS 앞 현장에서 만난 다음 아고라 회원 '하늘'(인터넷 필명)은 100여명의 극우단체 회원들이 밀려들더니 칼로 천막을 찢으려 하자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상대가 욕설과 함께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 위협했다고 전했다. 당시 KBS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회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극우단체 회원들은 힘으로 몰아붙였고, 이 과정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극우단체 측이 행사를 진행하던 중 20여m 떨어진 곳에서 '퍽퍽' 하는 소리가 들렸고, 달려가보니 이미 남녀 두 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이 목격자는 전했다.

더 기가 막힌 상황은 그 후에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아고라 회원들이 여성을 폭행한 한 남성을 붙잡아 "현행범"이라며 경찰에 넘겼지만 경찰은 극우단체측에 가해자를 넘겨주었다는 게 목격자의 증언이다. 그는 "어떻게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가해자를 보호하고 나서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다른 목격자 엄모씨도 "경찰이 경찰 바이라인 뒷쪽으로 가해자를 데려가서는 곧바로 풀어줬다"고 말했다. 경찰이 여성을 폭행한 가해자를 풀어줬다는 목격자의 주장에 대해 경찰측은 "그런 일은 없다. (가해자를) 현장에서 놓쳤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0시 현재 KBS 앞 곳곳에서는 극우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남성들이 곳곳에서 시민들에 둘러싸인 채 신분 요구를 받고 있다. 한 남성은 경찰 경비과장 옆에서 사진을 찍다가 시민들이 "뉴라이트이다"고 지목하자 도망쳤고, 이 남성은 끝까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한 시민은 "경찰 비호하에 보수단체가 시민을 채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집회 참가자들이 극우단체 천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이날 오후 폭행 때 사용된 각목 뿐만 아니라 쇠파이프, 방독면까지 나오자 시민들은 "말도 안 나온다"며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현장2신/23일 저녁 8시30분]]"1000점 만점에 90점" 다시 타오른 촛불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숨가빴던 48시간 릴레이 집회에 이어 23일 저녁 47번째 촛불문화제가 막이 올랐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측은 집회 개회를 선언하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맑았던 날씨가 오늘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당정 발표가 있자마자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면서 "이 어둠을 시민들의 촛불로 다시 환하게 밝히자"고 외쳤다.

대책회의가 촛불집회 향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시민들도 각종 집회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모두다 "촛불은 사그러들지 않는다. 더욱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고시강행 어림없다" "재협상을 실시하라" "이명박을 심판하자" "국민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성북구에 사는 정승원씨는 "이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를 선진화 이름으로, 대운하는 국민이 찬성하면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 바꾸기 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오히려 더 큰 촛불로 (이대통령이) 무릎꿇고 반성하게 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24시간동안 서울 시내 곳곳에 앉아서 목소리 더 높여 (이대통령이) 머리 숙여 사과할때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영등포에 사는 40대 신연호씨는 "경찰이 광화문사거리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토기몰이식으로 인도로 몰아붙인 후 시민들과 고립시킨 후 이들을 연행했다"면서 "집회 참가자들은 절대 시민과 고립되지 말고 만일 인도로 내몰렸다면 인도에서 항위시위를 펼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청광장에서 마무리 집회를 했다 하더라도 방송사로 가서 언론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주자"고 말했다.

한편 한종수씨(마포구)는 "김종훈 통합교섭본부장이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90점이라고 했다"면서 "그래 맞다. 1000점 만점에 90점이다. 90점 받아놓고 그런 얘기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자신을 고3 학생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을 듣고 저 역시 실망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한 쇠고기만 수입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무조건 믿으라고 했다"면서 "국민 건강, 나라 주권을 팔아먹는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 이런 정부 더 이상 믿을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시민 3000여명은 여의도 KBS 앞에서 '공영방송 지키기' 1인 시위를 하던 한 여성 시민(50)이 보수단체로부터 각목에 맞아 병원에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중교통 편을 이용해 여의도 KBS에 속속 모여들고 있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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