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보수언론, 폭력·시위꾼·반미로 '촛불 왜곡'

입력 2008. 6. 23. 20:21 수정 2008. 6.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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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수언론 '폭력' 부풀리고 한나라 '색깔' 덧칠

정부 엄정대응하면 조중동 다시 보도 '쳇바퀴'

시민들은 지난 50여일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이에 대처하는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의 모습은 과거 여론을 지배하던 방식에서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사태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정부·여당은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 발표와 '인적쇄신' 등에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촛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보수언론이 과격시위 양상을 부풀려 보도하면, 한나라당은 색깔론 등을 덧씌워 이를 증폭시키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엄정 대응에 나선다. 다시 이를 보수언론이 보도하는 상투적인 수법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23일 '조·중·동' 등 일부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촛불집회가 불법·폭력적인 양상으로 변질됐다"고 대서특필했다. "촛불을 내리자"는 노골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잠시 여론을 살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이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쇠고기 정국을 이용해 일부 프로들이 반미 정치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불행한 일"이라고 공세를 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이날 "일반시민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했는데, 폭력단체들 때문에 촛불집회가 완전히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연행 방침을 거듭 밝히고, 실체가 불분명한 세력을 언급하며 수사하겠다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촛불집회 초기에 집회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이런 방법이 여의치 않자, 일부 시위 참가자들을 폭력집단과 운동권 세력으로 덧칠해 일반 시민을 분리해 내는 가장 쉽고도 고전적인 방법을 택한 셈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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