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김용규 인턴기자]
# 장면 1. 1995년, SBS-TV '좋은 친구들-전유성을 웃겨라'라는 코너에서 한 일반인 출연자는 머리에 고무장갑을 뒤집어 쓰고 막춤을 추고 있다. 평소 웃음이 없는 전유성은 그 모습을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장면 2. 2008년, KBS-TV '
해피투게더-박명수를 웃겨라'에서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은 머리에 대머리 가발을 쓰고 얼굴에는 과감한 분장을 시도한다. 덥고 습한 사우나에서 탈출하기 위해 박명수를 웃겨야하기 때문이다.
위 두 장면은 웃음이 없는 사람을 웃기기 위해 일반인 및 연예인들이 그 사람을 웃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다. 얼핏 봐도 이 두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요즘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과거 큰 인기를 누렸던 인기 아이템들이 약간의 변화만을 거쳐 다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중 과거 아이템을 차용한 프로그램들을 알아보고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 친숙한 소재, '시청자 바로 적응시키기'
과거 큰 인기속에 막을 내린 프로그램의 아이템을 다시 쓰는데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친숙함'을 들 수 있다. '어디서 본듯한' 아이템은 시청자들이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생기는 거부감을 상당히 줄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들은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과거에 한번이라도 봤다면 현재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편히 즐길 수 있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웃음 포인트를 바로 알아내고 금세 프로그램에 적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 2005년 큰 인기를 끌었던 'X맨-당연하지'를 본 시청자들은 요즘 '
일요일이 좋다-풍류대담'을 보면서 금방 프로그램에 익숙해진다. 소재면에서는 약간 다르더라도 코너의 큰 줄기는 똑같기 때문이다.
◆ 열악한 방송환경, "시청자 '새로운 아이템' VS 제작진 '어쩔수없다'" 국내 제작되고 있는 대다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일주일에 한 번 방송된다. 특히 주말에 인기있는 예능 프로의 경우 길게는 70분 이상 제작된다. 드라마와 비교해도 비슷한 방송 분량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충분한 시간과 넉넉한 제작 여건은 국내 방송 제작 환경에서는 찾아 보기 힘들다. 비슷한 아이템을 가지고 방송을 만드는 이유도 이런 열악한 제작 시스템에서 파생된 하나의 '미봉책'일 뿐이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요즘의 방송 제작 환경에 대해 "방송이란 자체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히 새로운 것은 있을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서는 '모방'이란 작업도 꼭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시청률 지상주의, "과거 인기에 힘입어…"
과거에 큰 인기를 얻었던 아이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시청률'의 영향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높은 시청률속에서 방송됐던 아이템을 다시 방송될 때에는 그만큼 시청률이 보장받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음반 시장이 불황일 때에 리메이크 앨범이 성황을 이루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최근 시청률의 하락으로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폭적인 개편을 맞았다. 이렇듯 요즘 방송 환경에서 '시청률'이 주는 엄청난 힘은 실로 대단하다. 이런 시청률의 파워 게임 속에서 과거의 영광에 힘입어, 오늘도 빛을 보려는 예능 프로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현재 많은 대다수 예능 프로가 과거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어쩔 수 없다'는 제작진의 반응과 '그래도 새로운 것을 원한다'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그래도 가끔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래켜주는 새로운 방송이 등장하기도 한다. 시청자들 역시 이런 기대 속에서 끊임없이 방송에 대한 사랑을 보내주고 있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에서 어떤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보일지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 사진 = KBS, SBS, MBC-every1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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